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디아이 주가는 종가보다 2.35% 오른 1만8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디아이의 시간외 거래량은 16만9631주이다.
삼성전자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HBM 생산량은 올해 대비 2배 이상을 계획 중이다.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들로부터 HBM3E 퀄(품질) 테스트 통과 또는 공급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김 부사장은 "(HBM 4세대인) HBM3는 모든 GPU 고객사에 양산 공급을 확대 중이며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이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테스트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고객사와의 비밀유지계약(NDA) 준수를 위해 해당 정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을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고객인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한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HBM3E 제품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가 2∼4개월 내에 퀄(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이와 관련, "HBM3E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 준비와 함께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HBM은 사전에 고객과 계약을 토대로 공급 물량이 결정되는데, "양산을 시작한다"는 의미는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날 삼성전자가 직접 고객사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HBM3E의 공급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HBM3E 퀄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고, 엔비디아 외의 AMD와 같은 대형 GPU 플레이어에 공급도 긍정적임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역시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HBM3 내 12단의 판매 비중이 3분의 2 수준을 기록한 만큼 HBM3E에서도 성숙 수준의 패키징을 구현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HBM 내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턴(상승기)'에 따라 삼성전자 DS부문이 실적 회복세를 탄 가운데 오는 하반기부터는 HBM3E가 '키 플레이어'로써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HBM 매출과 캐파(생산 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캐파 확대가 맞물리며 HBM 매출 비중이 더욱 늘 것"이라며 "매 분기 2배 내외 수준의 가파른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하는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HBM 생산량은 올해 대비 2배 이상을 계획 중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HBM 비트 생산 및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보했다"며 "2025년에도 업계를 선도하는 캐파 확보를 목표로 올해 대비 2배를 넘어서는 비트 공급량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의 요청 물량이 계속 늘어 협의를 통해 해당 고객사와 공급 협의를 이어가며 추가 생산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김 부사장은 "고객 맞춤형 HBM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최적화된 커스텀 HBM도 개발 중이며 현재 복수의 고객사와 세부 스펙을 논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HBM 경쟁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수요 증가세에 적기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에 와이씨와 테크윙, 디아이 등 HBM용 테스터 장비를 개발 중인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은 세계 최고 수준의 테스터 기술력을 가진 와이씨, HBM 전수 조사를 위해 필요한 큐브 프로버(Cube Prober)를 만드는 테크윙, HBM 번인 테스터(높은 온도와 전압을 가해 결함 여부를 검사하는 기기) 국산화 가능성이 커진 디아이를 눈여겨 볼 종목으로 꼽았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HBM 제조사가 퀄 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 통과 후 실제 납품 단계에 진입하면서 양산 단계에서 많은 테스트 공정이 필요해졌다.
특히 HBM은 일반 D램보다 수율(생산된 반도체 중 양품의 비율)이 낮아 불량품이 섞여 고객에게 인도될 수 있어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증가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HBM 제품의 경우 완전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 메모리 반도체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불량품이 위탁생산자에게 인도되고 있다”고 했다.
HBM 테스트 공정은 일반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공정과 달리 패키지 테스트 없이 웨이퍼 테스트만 2차례 진행되는 점이다.
크게 1단계 웨이퍼 테스트 → 1단계 적층(Stacking) → 2단계 적층 → 2단계 웨이퍼 테스트 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KGSD(Known Good Stacked Die) 테스트’라고 불리는 2단계 웨이퍼 테스트이고, 이 중에서도 ‘고속 검사(High Speed Test)’가 핵심이라고 한다.
고속 검사는 HBM이 설계 스펙에 맞는 고대역폭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 장비는 일본 아드반테스트(Advantest)만 생산할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고속 검사 기능이 포함된 HBM용 웨이퍼 테스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와이씨라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와이씨가 올해 하반기에 국내 고객사로 HBM용 검사장비 납품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와이씨와 공고한 관계를 가진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앞으로 HBM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주요 HBM 제조3사 중 가장 큰 HBM 생산능력(CAPA)을 확보할 전망이어서 이 생산 라인으로 장비를 공급하는 와이씨에 큰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테크윙도 HBM 2단계 웨이퍼 테스트(KGSD 테스트)에서 전수조사를 위한 장비인 큐브 프로버를 보유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박 연구원은 “테크윙 장비는 위탁생산자에게 (HBM이) 인도되기 전 가장 뒷부분의 테스트 공정에 필요하다”며 “일반적으로 출하에 가까운 완제품을 테스트하는 공정일수록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테크윙은 올해 2분기 중으로 큐브 프로버 샘플 장비를 국내 HBM 제조사 1곳에 납품하고, 3분기에 퀄 테스트를 통과해 4분기부터 본격 납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른 HBM 제조사 2곳과도 큐브 프로버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테크윙이 2025년 목표로 하는 큐브 프로버 납품 수량은 300대 수준인데, 보수적으로 200대만 납품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영업이익 1510억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630억원)의 2.5배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또 디아이 역시 HBM용 테스터 장비 납품 시점이 2025년 초경에서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매수(Buy)’ 의견을 밝혔다.
박 연구원은 “디아이는 2025년부터 HBM4(6세대 HBM)용 웨이퍼 번인 테스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이 같은 행보는 디아이의 HBM용 테스터 납품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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