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풍, 주가 급등…말레이시아 법인 청산절차 준비

김준형 기자

2024-08-13 03:43:57

원풍, 주가 급등…말레이시아 법인 청산절차 준비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원풍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원풍 주가는 종가보다 7.09% 오른 55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풍의 시간외 거래량은 2만799주이다.

이는 말레이시아 법인 청산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원풍은 말레이시아 법인의 토지·건물 매각을 완료해 청산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원풍은 1992년 코스닥 상장 후 소속 부서 변동을 세 차례 겪었다. 2016년 중견기업부 소속이던 원풍은 벤처기업부를 거치지 않고 단번에 우량기업부로 승격됐다. 그러다 2020년 다시 중견기업부로 소속부서가 변경됐다. 2022년 5월 우량기업부로 재편입됐다.
2015년은 원풍의 전성기였다. 당시 원풍은 연결기준 매출액 826억원, 영업이익 91억원, 당기순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수준은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었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17% 늘었다. 중국 합작법인 손상차손 인식으로 당기순이익은 20억원 수준 증가에 그쳤으나, 이때 실적으로 이듬해 5월 우량기업부에 입성할 수 있었다.

2017년부터 위기감이 고조됐다. 원풍은 2017년 업황 부진 여파로 매출이 줄어들었고, 옥천공장 준공으로 영업이익도 축소됐다. 이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패션원단 및 관공서 유니폼 등을 생산하던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원풍말레이시아)이 2018년 6월 말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설상가상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최저점을 찍었다.

실적이 회복된 건 코로나 확산 시국에서다. 원풍은 2021년 연결기준 매출액 8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1% 증가한 수준이다. 2015년 이후 8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건 2021년이 처음이다. 원풍이 거래처를 거치지 않고 직수출한 매출(657억원)이 전년대비 200억원가량 늘어난 덕분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증가분의 대부분 미국 향 매출이었다.

이후 2022년 8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800억대 매출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실적이 꺾였다. 2023년 매출액은 738억 원, 영업이익은 46억원을 기록했다. 원풍은 실적 하락의 배경으로 국내외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원풍의 본업 기초체력이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산업·광고용 자재 시장 자체의 성장성이 제한된 상태에서 경쟁 심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추정한 바에 따르면 원풍의 시장점유율은 20~25% 수준으로 국내 업체 중에선 스타플렉스(25%), 희성(15%) 등과 경쟁 중이다. 나머지 40%는 중국·동남아시아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의 저가 전략으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는 상태다.

자회사인 말레이시아 법인이 예전처럼 힘을 못 쓰고 있기도 하다. 2018년 상반기 말레이시아 법인이 원단 생산을 중단한 것도 중국의 저가 물량 경쟁력에 밀려서다. 이후 원풍은 말레이시아 법인을 청산하지 않고 임대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20년부터 기존 토지와 공장을 다른 회사에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냈다.

다만 임차인이 토지와 건물의 매수의사를 표명함으로써 2022년 가격협상이 이뤄졌다. 원풍 측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국가승인(당사도 99년임대조건)과 은행 대출이 확정되는 경우 매매가 이루지도록 가계약이 됐다"며 "보고서제출일 현재 토지 및 건물의 매각이 완료되어 청산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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