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파워로직스 주가는 종가보다 1.19% 내린 9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파워로직스의 시간외 거래량은 32만378주이다.
이는 파워로직스의 비등기임원 2인이 회사의 주식을 장내매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워로직스는 전일 장동필 부사장과 김대현 상무이사가 각각 회사의 주식 4000주와 1270주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워로직스는 이달 들어 6번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6000원을 밑돌던 주가는 단숨에 2만원을 넘어섰으며 시가총액은 7469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던 신성델타테크에 이어 초전도체 테마주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파워로직스 주가 상승이 지속되자 한국거래소는 전날 거래를 하루 정지시키기도 했다. 이날 거래가 재개된 파워로직스는 하한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은 5232억원에 달한다.
파워로직스가 초전도체 테마주가 된 것은 지분 관계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은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 'LK-99'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공개했다.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은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 9.37%를 보유하고 있고 파워로직스는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지분 11.51%를 가지고 있다. 파워로직스는 엘앤에스벤처캐피탈 지분 52.52%를 보유한 최대주주 신성델타테크에 이어 2대 주주다.
파워로직스는 사업상 초전도체와는 무관한 회사다. 1997년 설립된 휴대폰 부품사였고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2008년 통화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로 89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으며 자금난에 빠졌다. 당시 창업자인 이명구 대표는 외부에서 경영진을 영입하고 투자를 유치했지만, 이들과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고 회사는 위기에 처했다.
탑엔지니어링은 2009년 경영권 분쟁 중인 파워로직스를 전격 인수했다. 이후 2차전지 보호회로와 스마트폰과 전장용 카메라 모듈 등 사업을 고도화했다. 2019년에는 매출 1조1079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을 냈지만 지난 2020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이 127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을 예고한 상태다.
탑엔지니어링은 1992년 LG반도체 연구소 선임연구원이었던 김원남 의장 등 6인이 차린 사내벤처가 모태로 1993년 설립됐다. 탑엔지니어링은 LG디스플레이에 LCD 반도체 자동화 장비를 납품하며 사세를 키웠다.
김 의장이 보유한 탑엔지니어링 지분율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13.70%로 높지 않다. 탑엔지니어링 상장 당시인 2003년 2월에도 김 의장의 지분율은 13.62%에 불과했다.
김 의장의 탑엔지니어링 경영권에 힘을 보탠 것은 파워로직스다. 탑엔지니어링은 파워로직스 지분 33.35%를 가지고 있고 파워로직스는 탑엔지니어링 지분 5.72%를 가지고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상호출자인 관계다.
최근 파워로직스 주가가 급등하자 탑엔지니어링 최대주주인 김원남 의장은 이를 회사 경영권 강화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장은 지난 7일 보유하고 있던 파워로직스 주식 8만4800주를 전부 주당 9640원에 장내 매도했다. 그리고 탑엔지니어링 주식 5만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14.01%로 0.31%P 높였다.
탑엔지니어링 자회사 에코플럭스도 지난 14일 파워로직스 주식 12만6060주를 주당 1만6730원에 모두 처분하며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탑엔지니어링과 파워로직스가 발행했던 전환사채도 최근 주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은 2021년 7월 발행한 제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중 일부가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16일 공시했다.
제3회차 CB의 주식 전환가액은 6410원이고 잔여 전환가능주식수는 113만8845주가 남아 있다. 이 가운데 37%에 해당하는 42만1216주가 행사된다. 전환된 주식은 이달 31일 상장된다.
앞서 파워로직스 역시 지난 2021년 7월 발행한 제3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중 일부가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잔여 전환가능 주식수 159만1240주 가운데 59만8538주가 주식으로 전환돼 이달 24일 상장될 예정이다.
이 전환사채들은 발행 당시 전환사채를 인수한 투자자에게 추후 최대 40%에 달하는 물량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게 다시 팔도록 요구할 수 있는 콜옵션이 달려 있다. 이번 주식전환 물량이 김 의장 몫이라면 신주 상장 후 김 의장 지분율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거론된 파워로직스의 한정권 부사장 역시 회사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가 다시 획득했다.
18일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한 부사장은 지난 14일 기준 파워로직스 보통주 4334주를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1만6730원이다. 이어 18일에는 우리사주조합 조합원계정주식 인출로 1만3577주를 취득했다.
김민정 기자 thebigdat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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