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주가 급등…오버행 우려 마무리되나

김민정 기자

2023-08-14 09:26:55

파두, 주가 급등…오버행 우려 마무리되나
[빅데이터뉴스 김민정 기자] 파두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파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4% 오른 3만3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파두는 2015년 창업한 한국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 최강이면서 설계 분야는 유독 약한 한국 반도체업계에서 드물게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으로 등극해 주목받았다.

반도체 설계 분야 스타 탄생이란 호들갑과 달리, 증시 데뷔 후 성적은 시원찮았다. 거래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공모에 청약한 투자자는 차익을 내기는커녕 평가 손실을 보는 상황이다.
파두는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공모가(3만1000원) 대비 10.97% 하락한 2만7600원으로 마감했다. 공모가보다 15% 이상 낮은 2만63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장 중 2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4898억 원이었는데, 첫 거래일 종가 기준 시총은 1조3263억 원에 그쳤다. 상장 둘째 날인 8일엔 전날 대비 4.89% 상승한 2만8950원으로 거래가 끝났는데, 이 역시 공모가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파두는 SK텔레콤 융합기술원 반도체 연구원 출신 남이현 대표(최고기술책임자)와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 출신 이지효 대표(최고경영자)가 2015년 세운 반도체 설계 회사다.

데이터센터용 데이터 저장 장치 SSD(solid state drive)에 쓰이는 컨트롤러가 주력 제품이다. SSD 모듈 한 개당 컨트롤러 반도체 한 개가 탑재된다. 파두는 ODM(제조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직접 SSD 모듈을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

파두는 미국 빅테크 중 하나인 메타(페이스북의 모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2021년 말부터 eSSD 컨트롤러 설루션을 메타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낸드 메모리 제조사도 고객이다.

파두는 “세계 낸드(NAND) 메모리 7개사(삼성전자·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SK하이닉스·마이크론·솔리다임·YMTC) 중 두 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파두는 유망 팹리스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올해 2월 투자금 120억 원을 추가 조달했다. 당시 기업 가치를 1조80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의 첫 반도체 팹리스 유니콘이 등장한 것이다. 2월까지 총 15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전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이 1%에 불과한 상황에서, 창업 10년 미만의 팹리스 스타트업이 이례적으로 많은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지난달 24~25일 시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기업공개(IPO) 수요 예측에서 84%가 희망 공모가 범위(2만6000~3만1000원)를 넘어선 가격을 제시하면서, 최종 공모가는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뒤이어 지난달 27~28일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79.15대 1로 저조했다. 전체 공모 물량의 25%가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대어가 증시에 입성하는 것은 지난해 9월 말 더블유씨피 상장 이후 약 10개월 만이었지만, 비교적 낮은 기관 경쟁률(362.9대 1)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79.75대 1의 경쟁률에 그치면서 우려를 샀다.

김민정 기자 thebigdat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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