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시간외 매매에서 소룩스 주가는 종가보다 0.94% 오른 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룩스의 시간외 거래량은 1563주이다.
이는 소룩스가 분기보고서 정정을 통해 사업목적 변경내용을 추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소룩스는 반기보고서의 사업목적 변경내용을 통해 퇴행성뇌질환치료제 개발사업을 추가했다.
앞서 소룩스는 아리바이오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정관상 1000억원이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달 한도를 각각 3000억원으로 증액한다. 최대 2000억원이던 메자닌 발행 한도를 6000억원까지 늘리는 셈이다. 이런 변경사항은 1월 15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부쳐진다.
양사의 합병은 아리바이오 보통주 1주당 소룩스 보통주 2.4주를 발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존속회사는 소룩스이고 합병 후 신규사명은 아리바이오다. 합병 기일은 2월 18일이나 이보다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아리바이오는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해 2022년 1000억원 규모의 외부조달을 진행했다. 이 중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612억원이 BW 발행 형태였고 메리츠증권과 람다자산운용이 인수했다. 해당 BW 또한 내년 3월부터 풋옵션이 행사될 수 있다.
합병회사 아리바이오는 만약에 발생할 조기상환 요청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조달 목적으로 정관변경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사채 발행한도는 아리바이오가 임상 3상을 차질 없이 진행시킬 기반이 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11월 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 578억원과 중국 제약사로부터 수령한 약 300억원의 계약금으로 자체적으로 임상 3상을 이끌어갈 수 있다. 다만 BW 조기상환 청구를 받을 시 가용 가능한 임상 자금이 200억원 대로 축소된다. 때문에 해외 국가 13곳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 3상에 차질이 없도록 사채 발행 한도를 증액하는 수순이다.
소룩스가 제출한 합병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합병회사는 아리바이오의 BW 조기상환이 청구될 시 청구금액과 동일한 규모의 자금을 즉시 사모 조달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조달처는 미정이라는 게 공식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내정된 조달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리바이오가 목표로 하는 AR1001 시장 출시 시점은 2027년이다. 이를 위해 빠르면 2025년 말 임상 3상을 종료하고 2026년 톱라인 데이터 발표 및 미국 FDA 신약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달성하기까지 1000억원 가량의 임상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합병비율을 평가한 이촌회계법인은 AR1001이 치매증상완화제가 아닌 치료제임을 감안해 미국에서 1만 2240달러의 연간 약가를 책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화 약 1700만원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800만원대, 중국에서는 700만원대의 연간 약가를 예상했다. 나아가 AR1001의 최대 시장점유율은 출시 5년 차에 6.5%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아리바이오는 이미 삼진제약과 1000억원 규모 판권 계약을 맺어 국내 시장 출시를 선제적으로 안배한 상태다. 삼진제약과는 약 100만주 가량의 지분스왑으로 굳은 동맹을 구축하기도 했다. 올 3월엔 비공개 중국 제약사와도 총 규모 1조 200억원의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시점에서 소룩스와 아리바이오의 합병은 각 사의 장점을 접목시킬 묘수로 꼽힌다. 소룩스는 기존 조명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오 분야와 융합해 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요양병원 조명을 사람의 생리적 주기에 맞춰 조절하는 기반시설 등은 국내에선 미진하나 자연광이 부족한 북유럽에서는 시장이 커지고 있다. 소룩스와 아리바이오는 이 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공동개발한 인지기능개선 조명시스템의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소룩스와 합병을 통해 얻게 되는 ‘상장사’ 입지가 치매치료제 글로벌 판권 계약 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간 고배를 마셨던 상장 도전기에 종지부를 찍을 방안이기도 하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제공된 정보에 의한 투자결과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저작권자 © 빅데이터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