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 주가 급락…상승세 탔던 2차전지株, 맥 못추는 이유는

김준형 기자

2024-10-23 06:53:34

에코프로머티, 주가 급락…상승세 탔던 2차전지株, 맥 못추는 이유는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에코프로머티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락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에코프로머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94% 내린 10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머티의 시간외 거래량은 1만4405주이다.

이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대선 판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지지율 줄다리기에 따라 울고 웃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는 10월 들어 이날까지 17.79% 떨어졌다. 이 기간 전체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17.65%)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9.87%),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9.45%) 등도 그 뒤를 이었다.

수익률 하위 20개 종목 중 13개가 이차전지 관련주를 구성 종목으로 하는 정방향 상품이었다. 이런 흐름은 한 달 전과는 딴판이다. 9월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한 중국 관련 ETF를 제외하면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17.48%), ‘BNK 2차전지양극재’(14.10%),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13.59%), ‘SOL2차전지소부장Fn’(11.37%) 등이 양호한 성과를 냈다.

이차전지 산업을 향한 미국 대선 후보들의 시각이 엇갈리며 이들의 경쟁 구도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주장한다. IRA에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내용이 포함됐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보조금까지 중단되면 그 후폭풍은 막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친환경 경제성장 정책)’ 승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IRA 역시 친환경 산업 지원을 위한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분류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친환경 정책 강화에 따른 자동차, 배터리 산업의 수혜가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토론에서 승기를 잡으며 이차전지 관련주와 투자상품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결과가 나오며 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KRX 2차전지TOP10 지수’는 지난달 거래소 테마 지수 중 가장 큰 상승 폭(7.40%)을 기록했지만, 이달에는 9.39% 급락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관세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며 “주가지수와 원화 가치가 약세 압력을 받는 가운데 이차전지, 자동차 업종이 불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2차전지 종목들과 함께 에코프로머티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그룹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를 생산해 에코프로비엠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 과정에서 원료가 되는 화합물로 원가의 70~80%를 차지한다.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을 조합해 만들어진다. 여기에 리튬을 가미하면 양극재가 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하이니켈 계열의 전구체 합성기술에 특화됐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요 고객사는 에코프로비엠과 배터리 셀 업체, 완성차 업체 등이다. 에코프로비엠향 비중이 80% 이상이라 에코프로비엠의 영업 성과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업상의 한계가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본격화한 2023년부터 실적이 저하하기 시작했는데 이 기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같이 떨어지는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연평균 이익 성장률은 각각 186%, 122%였다.

그러나 올 들어 분기당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하로 줄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적자(상반기 -166억원)로 돌아섰다. 1분기 전구체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40% 줄었고 2분기에는 이보다 44% 추가로 줄어든 영향이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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