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럼버스데이는 유럽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북미 대륙 도착을 기념하는 날로 1937년 처음 공휴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원주민 역사에 대한 재평가와 정치적 논란의 여파로 기념을 중단한 기관들이 늘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이날을 '원주민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은 휴장했으나 증시는 정상 운영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후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85.79 p(0.43%) 상승한 4만3049.65를 기록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2거래일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고공행진 중이다. 나스닥지수도 보폭을 넓혀 기록 경신을 향해 가고 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강보합세다.
3대 지수는 전거래일인 지난 11일 일제히 상승 마감한 바 있다. 9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인플레이션 둔화세 정체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린 데 이어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의 풍향계'로 간주되는 대형 은행주 JP모건·웰스파고 등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에 잇따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최고 마감 기록까지 새로 썼었다.
이날은 공휴일 분위기에 특별한 재료도 없는 가운데 시장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주 대형 은행주들이 포문을 연, 주요 기업 3분기 실적에 기대를 품고 있는 모양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약 30곳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들의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평균 5%가량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분기 같은 시점의 '3% 상회' 기록보다 나은 수치다.
경제매체 CNBC방송은 증시가 고점을 경신하며 상승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과 국채 수익률 급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대해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투자정보사 바이탈놀리지 분석가 애덤 크리사풀리는 미국 증시가 그간 높은 밸류에이션과 지정학적 위험 등을 끄떡없이 견뎌왔고, 경기부양·회복탄력성 있는 경제 성장·디스인플레이션·건전한 기업 실적 등 '4대 거시경제 순풍'은 그대로 있다며 "증시는 상승 궤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증시는 최근 2년간 강세장을 유지했고,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3% 이상 상승했다. 2022년 10월 폭락장 이후 상승률은 63%에 달한다.
이날 세계 최대 항공오주기업 보잉은 글로벌 인력의 10%, 약 1만7천 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후 주가가 2% 이상 뒷걸음질쳤다.
위성 라디오 방송 서비스 기업 시리우스XM은 워런 버핏의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주 주식 360만 주를 8천700만 달러에 사들여 지분을 확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7% 이상 뛰었다.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대형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는 모건스탠리가 실적 변화에 우려를 표하며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내리고 목표주가를 349달러에서 332달러로 하향 조정한 후 주가가 2% 이상 밀렸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는 지난 10일 장 마감 후 로보택시 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다음날 주가가 8.78% 급락했었으나 이날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투자은행 TD코웬이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위상을 강조하며 '톱픽'을 유지,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3%대 오른 139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에 속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 모두 상승세로 장을 열었다.
특히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가가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점에 다가섰다.
엔비디아의 AI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는 장중 시가총액이 처음 1조 달러에 진입했다.
미 동부 시간 이날 낮 12시 10분(서부 시간 오전 9시 10분)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8% 오른 138.28달러(18만7천991원)를 나타냈다.
장중에 139.60달러까지 올라 140달러선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지난 6월 20일 기록했던 최고점(140.76달러)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시가총액도 3조3천910억 달러로 불어나며 같은 시간 시총 1위 애플(3조5천억 달러)과의 격차도 좁혔다.
이번 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새로운 AI 칩 블랙웰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등 엔비디아 경영진은 최근 모건스탠리 분석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블랙웰의 1년 치 공급량이 완판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도 지난 2일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블랙웰을 완전히 생산 중이며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블랙웰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재 80%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회사 마틴 커리의 펀드 매니저인 제흐리드 오스마니는 "엔비디아는 여전히 강력해 보인다"며 "AI 시장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시간 대만 TSMC 주가는 0.72% 오른 192.18달러에 거래됐다. 시총도 9천967억 달러를 기록하며 워런 버핏의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밀어내고 시총 순위 8위에서 7위로 한 계단 뛰어올랐다.
TSMC는 이날 주가가 194.25달러까지 상승하며 시총도 장중 '1조 달러'를 터치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등 최첨단 반도체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는 TSMC는 AI 열풍과 함께 실적이 늘어나면서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9일 발표한 3분기(7∼9월) 매출은 지난해보다 36.5% 증가한 236억2천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TSMC는 AI 칩 생산에 초점을 맞춘 더 많은 공장을 유럽에 지을 계획이라고 대만 고위 관리가 밝혔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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