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투자주의종목 지정…거래소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

김준형 기자

2024-10-02 07:25:54

캐리, 투자주의종목 지정…거래소 "소수계좌 매수관여 과다"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캐리가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0일 장 마감 후 거래소는 캐리에 대해 "다음 종목은 2일(1일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니 투자에 주의하시기 바란다"고 공시했다.

캐리가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를 받은 사유는 지난 30일 기준 △종가가 15일 전날의 종가보다 75% 이상 상승 △상위 20개 계좌의 매수관여율이 30% 이상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하는 등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은 '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투자위험종목' 단계로 시장경보종목으로 지정한다.
투자경고·위험종목 단계에서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최근 캐리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침체에 빠져 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배터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4년 전만 하더라도 ESS용 배터리 수요는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15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엔 6분의 1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SS는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불규칙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에 필수적이다. 전기를 저장하기 위해 ESS에는 많은 양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시장조사 업체 블룸버그NEF(BNEF)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주거용·상업용 등 ESS 배터리 수요가 전체 배터리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6%에서 올해 13%까지 올라올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수요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크게 늘지 않는 대신 ESS 수요는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BNEF 분석팀은 올해 ESS 설치가 전년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 반면 전기차 수요는 2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개별 기업의 실적에서도 ESS 성장세는 눈에 띈다.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을 보면, 2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44만3956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반면 ESS 설치 규모는 2분기 9.4기가와트시(GWh)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157%, 직전 분기보다는 132%나 상승한 것이다.
ESS 시장 확대에는 인공지능(AI) 시장 영향이 크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있는데, 빅테크 기업들은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원으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쓰고 있는데, 이렇게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해둘 ESS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ESS 수출도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ESS 수출액은 지난 1월 1억3216만 달러(1757억원)에서 7월 2억9386만 달러(3905억원)으로 6개월새 2.2배로 늘었다.

특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기업이 ESS를 설치하면 투자세액공제를 해주고, 화석에너지 규제도 강해 ESS 성장이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 시장이다. 또 ESS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높은 관세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파고들기 힘들다는 점도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를 늘리는 배경이다.

한편 이 소식에 캐리가 주목받고 있다. 캐리는 태양광발전 시스템 및 ESS의 구성요소인 전력변환장치(Power Conversion System, PCS)를 자체 개발, 제조 및 판매하는 사업과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ESS의 설계, 기자재 조달 및 공사 등을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EPC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전남 해남 ESS 설치 사업에서 ESS의 핵심설비 중 하나인 배터리는 삼성SDI가, PCS는 캐리가 각각 공급한 바 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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