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써키트, 주가 급등…"MBK에 3000억 대여"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오르나

김준형 기자

2024-09-26 05:20:28

코리아써키트, 주가 급등…"MBK에 3000억 대여"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오르나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코리아써키트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코리아써키트 주가는 종가보다 1.53% 오른 1만1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리아써키트의 시간외 거래량은 4623주이다.

이는 고려아연의 주식을 공개매수 중인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영풍으로부터 3천억원을 차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금전 대여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대여 금액은 3천억원이고, 대여 기간은 1년, 이율은 5.70%다.

영풍은 금전 대여의 목적을 "대여 상대의 공개매수 결제자금 조달 및 기타 투자활동을 위한 자금 대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대여 실행액은 대여 상대의 인출요청에 따라 정해진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의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하기 위해 자금을 추가로 확보한 것 아니냐고 관측하고 있다.
그간 MBK는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주가가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상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MBK와 영풍이 제시한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가는 66만원이지만, 이날 종가는 이를 훌쩍 넘은 70만4천원이다.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 기간을 바꾸지 않고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기간은 오는 26일까지다.

영풍과 MBK는 주요 관계사인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또한 진행하고 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어 양 측이 지분 격차를 늘릴 수 있는 핵심 키다.
영풍정밀 주가는 공개매수 직후 대비 25일 종가 기준 142.8% 올라 2만2750원을 기록했다. 공개매수가 2만원을 10% 이상 웃도는 가격이다.

전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3~24일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의 장형진 고문 측은 영풍정밀에 대한 주식등의대량보유보고서를 공시했다. 특별관계자 해소에 따른 변동 공시로 실제 보유 주식 수에는 변화가 없다는 내용이다.

고려아연처럼 특별관계 해소에 따라 최 회장 측은 대항공개매수 길이 열렸다. 현재 영풍정밀의 지분은 최 회장 일가가 35%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점도 최 회장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분기 말 기준 소액주주들이 들고 있는 비율이 36.47%인데, 소액주주들은 주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대항공개매수가가 더 높으면 이쪽으로 반응하거나 추가 주가 상승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영풍정밀은 석유화학공장 등에서 사용되는 산업용펌프, 유체·기체 등의 이송배관에 사용되는 밸브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한국IR협의회는 영풍정밀이 전방산업의 설비투자에 따라 매출 성장 및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특히 고려아연의 니켈 제련공장 등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있는 만큼 이에 따른 낙수효과도 예상했다.

또한 2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투자자산이 총 436억원으로, 이 기간 유동부채 약 163억원을 갚고도 남을 만큼 유동성이 풍부하다. 이익잉여금은 2000억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재무구조 안전성은 매우 탄탄한 편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은 2022년 2.59회에서 지난해 3.57회, 올 상반기 3.05회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클수록 재고가 빨리 소진돼 영업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영풍정밀 측에서는 "공개매수 시도가 당사의 기업가치 제고나 주주들의 이익에는 아무런 관심 없이 오로지 당사를 고려아연 인수를 위한 도구로만 활용하는 것으로서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M&A"라고 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어 장형진 영풍 고문과 사외이사 3인,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영풍정밀 사외이사 3인은 "비합리적인 공개매수 시도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며, 영풍정밀과 임직원,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현 경영진을 적극 신임하고자 한다"고 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중이다.

이 소식에 코리아써키트도 주목받고 있다. 코리아써키트은 영풍의 종속회사이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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