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주가 급등…블랙록-MS, 40조 '전력 인프라' AI펀드 조성

김준형 기자

2024-09-20 05:17:26

HD현대일렉트릭, 주가 급등…블랙록-MS, 40조 '전력 인프라' AI펀드 조성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HD현대일렉트릭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종가보다 2.52% 오른 3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HD현대일렉트릭의 시간외 거래량은 9989주이다.

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인공지능(AI) 인프라시설 구축을 위해 300억 달러(약 40조 원) 이상의 펀드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17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해당 펀드를 조성해 데이터 센터 구축과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필요한 AI 인프라를 마련할 계획이다.
FT는 이번 기금이 블랙록이 1월 초 인수했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가 조성하는 최대 펀드 중 하나가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딥러닝 및 대규모 데이터 처리를 사용하는 AI 모델은 상당한 계산 능력을 요구하며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유발한다. 또 AI 컴퓨팅을 위해 수 천 개의 칩을 클러스터로 묶어야 하는데, 이는 전문 데이터 센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임을 뜻한다.

블랙록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펀드가 AI 공급망 및 에너지 소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아부다비가 후원하는 투자 회사인 MGX가 펀드의 일반 파트너가 될 예정이며,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등 힘을 합칠 예정이다.

최근 블랙록은 에너지 부문을 성장의 주요 기회 중 하나로 강조해 왔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제가 금융 업계에서 일한 거의 50년 동안 이렇게 많은 에너지 인프라 수요를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까지 데이터 센터가 글로벌 전력 소비량이 1,000테라와트시를 초과할 수 있으며, 이는 2022년 사용량의 두 배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세계 데이터 센터의 3분의 1이 위치한 미국에서는 이러한 에너지 집약적 시설로 인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 중으로, 그리드 스트래티지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력 수요 증가율 5년 예상치가 지난해 2.6%에서 4.7%로 거의 두 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 변압기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한국 변압기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는 전력 초호황기(슈퍼사이클)가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변압기 누적 수출액은 10억3200만달러(약 1조3786억원)로, 지난해 연간 수출액의 87%에 달한다. 매월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하면서 올해 실적은 2010년 수출액(11억8600만달러)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 변압기는 주거용 저전압(LV ·240~1000V)부터 산업 네트워크에 쓰이는 중간 전압(MV·1~72.5㎸), 장거리·대륙간 전송용 초고압(EHV·550~1200㎸ / UHV·1200㎸) 등이 모두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전력기기 산업 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필요가 높아진 유럽 시장 수요도 늘고 있다. 미국은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규 전력 수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병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전력기기는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는 기간(리드타임)이 1년 남짓인데, 현재 초고압변압기의 리드타임은 약 2년으로 늘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3대 전력기기 기업인 LS일렉트릭(LS ELECTRIC),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은 몇년치 일감을 확보했고 이에 대응해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4년 전 목표했던 ‘해외 매출 비중 50%’를 올해 2분기(50.3%)에 달성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북미 현지 기업의 생산설비 투자가 늘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했고, 북미 전력 인프라 확대의 영향도 받았다. LS일렉트릭의 수주 잔고는 올해 2분기 기준 2조7600억원으로, 5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2030년 해외 매출 비중 목표는 70%로 잡았다.

효성중공업의 2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약 6조6000억원이다. 최근에는 노르웨이 송전청으로부터 3300억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사업을 수주했고 모잠비크 국영 전력회사 EDM과 428억원의 전력망 강화사업을 체결했다. 효성중공업은 약 1000억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와 경남 창원의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증설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달 30일 스웨덴 전력회사와 약 662억원의 415㎸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총 5대를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앞서 영국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와 821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 잔고는 약 7조1000억원으로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미국 앨라배마 북미 생산법인에 변압기 전문 보관장(1만2690㎡)을 준공하고, 울산 공장도 증축 중이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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