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의해 농협은행장 선임절차는 이달부터 진행된다. 아울러 이 행장은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역대 최고 실적 앞세워 체질 개선 이뤄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농협은행의 최대 실적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임기 첫 해인 지난해 말 농협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7804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1조7182억원) 대비 3.6% 끌어올렸다.
이석용 행장 재임 기간 중, 비이자이익 증가 부분은 연임에 가장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계열사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면서, 유가증권의 운용이익도 확대하며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취임 당시 그는 “외부적으로 빅테크 기업의 영역 확장이 가속화되고 있고 내부적으로 만성적인 자본부족과 비이자사업의 열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장 변동과 부족한 자기자본 속에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 비이자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순익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 행장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당기이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이 행장은 서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인도 노이다지점 개설했다. 노이다지점은 인도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전반을 맡는다.
또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현지 은행에 대한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 외에도 런던 등 금융선진국에도 지점을 개설하여 신규 네트워크 확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경쟁력 확보 위한 ‘디지털 혁신’ 속도 높여
이에 디지털여신센터를 신설하여 모바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업무를 전담하여 고객 편의성을 강화했고, AI(인공지능)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지털 자문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의 대표 모바일 플랫폼인 ‘NH올원뱅크’를 슈퍼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NH올원뱅크는 2016년 8월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농협금융지주 전체 계열사가 참여해 선보인 통합 애플리케이션이로 지난해 10월에는 1000만 고객을 돌파했다.
지난 1월 말에는 뱅킹 앱 최초로 서비스형플랫폼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과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이는 기존 NH올원뱅크의 사용 속도를 30% 높인 것이다.
이외에도 부동산과 머니레터 등 다양한 생활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며 슈퍼 플랫폼을 넘어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도 진행 중이다.
◆이석용 행장, 농업금융전문 입지 굳혀
이 행장의 성과에는 역대급 실적 거양 외에도 사회공헌 측면에서 농협은행의 역할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을 위해 고향사랑기부제(이하 고향기부제) 활성화에 나섰다. 예컨대 ‘zgm.고향으로(지금 고향으로)’ 이 행장이 직접 상품 개발 과정과 홍보에 관여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를 토대로 zgm.고향으로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발급 6만좌를 돌파하며 ‘사회공헌’과 ‘실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농업인과 농식품기업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농업인들에게 더 나은 경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농업 컨설팅을 확대하고 있다. 농식품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리기 위해 특화된 여신 모형을 개발해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향후 농식품기업지원을 넘어 생명·환경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이러한 농촌 친화적 행보가 향후 지방 시금고 선정에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지만 내부통제는 사실 전 금융권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행장은 농협에서만 근무해 온 ‘농협맨’이라는 점, 농협은행의 실적 개선과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점에서는 연임에 있어 분명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임이랑 빅데이터뉴스 기자 lim625@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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