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 주가 급락…'이오패치'로 오르더니 823억 유상증자 결의

김준형 기자

2024-08-22 07:35:39

이오플로우, 주가 급락…'이오패치'로 오르더니 823억 유상증자 결의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이오플로우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락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이오플로우 주가는 종가보다 9.95% 내린 1만1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오플로우의 시간외 거래량은 5만5500주이다.

이는 이오플로우가 823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오플로우는 21일 오전 11시 이사회를 열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910만주를 새로 발행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25% 할인율이 적용된 예정 발행가 9040원 기준 823억원 규모다. 50억원은 시설자금, 573억원은 운영자금, 나머지 200억원은 빚을 갚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다음달 26일 기준으로 주당 0.3주를 배정한다. 청약은 10월31일과 11월1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KB증권이 대표주관회사를 맡았고, 한양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공동주관회사와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이들은 실권주 청약 후에도 잔여주식이 발생할 경우 해당 물량을 인수키로 했다.

앞서 이오플로우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이는 메드트로닉의 이오플로우 인수설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드트로닉이 올린 채용공고에 이오플로우에 대한 인수 내용이 담기면서다.

메드트로닉은 지난주 '소프트웨어 테스트 엔지니어'에 대한 채용공고를 올렸다. 해당 공고에는 "메드트로닉 당뇨병 운영부서는 환자 각자에게 맞는 치료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당사는 이오패치를 만드는 펌프회사인 '이오플로우'를 인수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우리는 이오플로우의 인수가 완료된 후 EOPatch를 차세대 센서 및 식사 감지 기술 알고리즘과 통합할 팀을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의료기기 1위 기업 메드트로닉은 지난해 이오플로우에 대해 인수를 시도했다. 당시 메드트로닉이 제시한 인수대금은 7억3800만달러, 우리돈으로 9710억 원 규모였다.

그러나 경쟁사 인슐렛이 미국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오패치'의 신규 판매가 불가능해졌다.

해당 소송은 2023년 초 인슐렛이 자사의 ‘옴니포드’의 영업기밀을 이오패치가 침해했다며 소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인슐렛은 세계 최초로 웨어러블 인슐린펌프를 만든 회사로, 이오플로우의 경쟁사다.

인슐렛은 이오플로우와 의료기기 대기업 메드트로닉의 인수합병 소식이 전해진 뒤 소송을 제기했고 양사 간 기술적 소통을 금지하는 임시 금지명령과 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메드트로닉은 이에 “여러 계약 위반(breach)을 근거로 이오플로우에 계약 해지권을 행사했다”며 인수 철회를 선언했다.

다만 최근 미국 법원은 이오플로우에게 내려진 판매 금지 가처분 명령을 취소하면서 "인슐렛은 이오플로우의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야 한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며 "가처분 신청은 이오플로우가 제기한 항소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보류한다"고 적시했다.

이오플로우가 소송에서 승기를 잡게 된 것으로 해석하면서 메드트로닉과의 빅딜이 재개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소송이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면서 메드트로닉의 재인수 기대도 커졌다.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인수 철회 당시 "메드트로닉과 인수 계약이 종료됐다고 해서 서로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 건 아니다"라며 "(메드트로닉이) 인슐렛과 소송 진행 상황을 계속 주시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슐린 시장에서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메드트로닉 입장에선 이오플로우만큼 적합한 대상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월가의 행동주의펀드 블루오카캐피탈 역시 이 같은 기대감 불을 지폈다. 지난 5월 14일 리포트에 "이오플로우의 튜브리스(tubeless) 패치펌프의 판매재개가 가능할 뿐 아니라 인슐렛의 독점을 깨고 싶어하는 메드트로닉이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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