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이, 주가 급등…삼성 HBM 소식에 '번인 테스터' 납품 기대↑

김준형 기자

2024-07-29 06:52:38

디아이, 주가 급등…삼성 HBM 소식에 '번인 테스터' 납품 기대↑
[빅데이터뉴스 김준형 기자] 디아이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시간외 매매에서 디아이 주가는 종가보다 1.15% 오른 1만6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디아이의 시간외 거래량은 2만552주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조만간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을 모두 통과하고, 양산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이달 초 HBM3E를 양산 직전 단계까지 완료했고, 이르면 다음달 품질검증을 끝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엔비디아에 HBM3E를 본격 공급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시장 판도를 바꿀 HBM3E 12단 제품을 내달 엔비디아에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공급망에 포함된 일부 대만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HBM3E가 곧 엔비디아 품질검증을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들 협력업체는 삼성전자가 3분기 중에 HBM3E 양산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렌드포스도 "삼성전자 공급망 파트너들은 가능한 빨리 주문하고 용량을 비축하라는 정보를 삼성전자 쪽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해보면 올 하반기에는 삼성전자가 HBM3E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3E 8단은 물론 HBM3E 12단 제품에 대해서도 엔비디아 품질검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은 오는 31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3E의 엔비디아 품질검증 통과 및 공급 소식을 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본다.

앞서 이달 초에도 삼성전자가 HBM3E에 대한 양산준비승인(RPA)을 끝내고, 양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PRA는 삼성전자의 내부 검증 절차로 통상 양산 직전 단계로 간주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내달부터 차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본격적으로 엔비디아에 공급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HBM3E 12단 제품은 차세대 HBM인 'HBM4' 직전 세대 모델로 전체 HBM 시장의 선점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HBM3E 12단 제품은 실리콘 관통 전극(TSV) 기술로 D램 메모리 칩을 12단까지 쌓은 제품으로, 업계 최대 용량이다.

특히 HBM3E 12단 제품은 아직 엔비디아에 공급된 사례가 없는 만큼 내달 품질검증을 끝내 공급에 성공하면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보다 차세대 HBM 공급에서 삼성전자가 우위에 설 수 있다. 동시에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HBM 생산능력을 전년보다 2.9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38%로 SK하이닉스(53%)보다 낮다. D램 시장에서의 HBM 매출 비중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말 20.1%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소식에 와이씨와 테크윙 등 HBM용 테스터 장비를 개발 중인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은 세계 최고 수준의 테스터 기술력을 가진 와이씨, HBM 전수 조사를 위해 필요한 큐브 프로버(Cube Prober)를 만드는 테크윙, HBM 번인 테스터(높은 온도와 전압을 가해 결함 여부를 검사하는 기기) 국산화 가능성이 커진 디아이를 눈여겨 볼 종목으로 꼽았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HBM 제조사가 퀄 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 통과 후 실제 납품 단계에 진입하면서 양산 단계에서 많은 테스트 공정이 필요해졌다.

특히 HBM은 일반 D램보다 수율(생산된 반도체 중 양품의 비율)이 낮아 불량품이 섞여 고객에게 인도될 수 있어 테스트 공정의 중요성이 증가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HBM 제품의 경우 완전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 메모리 반도체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불량품이 위탁생산자에게 인도되고 있다”고 했다.

HBM 테스트 공정은 일반 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공정과 달리 패키지 테스트 없이 웨이퍼 테스트만 2차례 진행되는 점이다.

크게 1단계 웨이퍼 테스트 → 1단계 적층(Stacking) → 2단계 적층 → 2단계 웨이퍼 테스트 순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KGSD(Known Good Stacked Die) 테스트’라고 불리는 2단계 웨이퍼 테스트이고, 이 중에서도 ‘고속 검사(High Speed Test)’가 핵심이라고 한다.

고속 검사는 HBM이 설계 스펙에 맞는 고대역폭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테스트 장비는 일본 아드반테스트(Advantest)만 생산할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선 고속 검사 기능이 포함된 HBM용 웨이퍼 테스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와이씨라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와이씨가 올해 하반기에 국내 고객사로 HBM용 검사장비 납품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와이씨와 공고한 관계를 가진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앞으로 HBM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통해 주요 HBM 제조3사 중 가장 큰 HBM 생산능력(CAPA)을 확보할 전망이어서 이 생산 라인으로 장비를 공급하는 와이씨에 큰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테크윙도 HBM 2단계 웨이퍼 테스트(KGSD 테스트)에서 전수조사를 위한 장비인 큐브 프로버를 보유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박 연구원은 “테크윙 장비는 위탁생산자에게 (HBM이) 인도되기 전 가장 뒷부분의 테스트 공정에 필요하다”며 “일반적으로 출하에 가까운 완제품을 테스트하는 공정일수록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테크윙은 올해 2분기 중으로 큐브 프로버 샘플 장비를 국내 HBM 제조사 1곳에 납품하고, 3분기에 퀄 테스트를 통과해 4분기부터 본격 납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른 HBM 제조사 2곳과도 큐브 프로버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테크윙이 2025년 목표로 하는 큐브 프로버 납품 수량은 300대 수준인데, 보수적으로 200대만 납품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영업이익 1510억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추정 영업이익(630억원)의 2.5배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또 디아이 역시 HBM용 테스터 장비 납품 시점이 2025년 초경에서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며 ‘매수(Buy)’ 의견을 밝혔다.

박 연구원은 “디아이는 2025년부터 HBM4(6세대 HBM)용 웨이퍼 번인 테스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이 같은 행보는 디아이의 HBM용 테스터 납품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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