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기가레인 주가는 종가보다 1.77% 오른 803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가레인의 시간외 거래량은 3만5981주이다.
이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0일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올해 선보일 새 XR 플랫폼도 기대해 달라"고 밝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갤럭시 S23 시리즈를 공개한 언팩에서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함께 XR 동맹을 깜짝 발표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중으로 XR 기기가 나올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있었는데 노 사장이 이날 언팩에서 XR 플랫폼 출시를 공개적으로 예고했다.
릭 오스터로 구글 플랫폼 디바이스 사업 총괄(부사장)도 이날 언팩에 출연해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고자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비롯한 갤럭시 시리즈 전반에서 차세대 경험을 사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삼성, 퀄컴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며 XR과 같은 미래 기술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XR 시장에 가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페이스북이 인수한 오큘러스와 2014년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폰 기반의 '기어 VR' 헤드셋을 출시한 바 있다. 2017년 말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윈도 PC VR 헤드셋 '오디세이(Odyssey)'도 출시했다. 하지만 두 헤드셋 모두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번엔 구글-퀄컴과 연합해 XR 시장에 가세한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OS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셋을 활용한 신형 XR 헤드셋을 연내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올초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생태계를 위해 우리는 어떤 플랫폼과 협력할지 고민했고, 결국 구글과 함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서비스 파트너십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XR 관련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5월 미국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업체 '이매진(eMagin)'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애플의 '비전 프로'에서도 쓰인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XR 합작품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탑재될 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노태문 사장은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AI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더 크게 도약하고자 한다. 모바일 AI의 다음 개척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에 엔피와 맥스트, 알체라, 덱스터, 자이언트스텝, 라온텍, 사피엔반도체, 기가레인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엔피는 컴투스, 위지윅스튜디오 등과 공동으로 설립한 컴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후 케이팝 공연 플랫폼 기업 마이뮤직테이스트 등과 손잡고 메타버스 기반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를 공동 추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애플 '비전프로' 등 공간 컴퓨터 시대를 대비해 엔피가 콘텐츠 개발에 본격 나섰다. 개인화된 확장현실(XR) 헤드마운드디스플레이(HMD)콘텐츠 개발을 위해 브랜드 콘텐츠 사업부를 신설했다.
현재 엔피는 인공지능(AI)을 통한 개인화된 웰니스, 헬스케어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XR HMD를 제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 링, 스마트 워치 등 웨어러블 장비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맥스트는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으로 분류된다. 산업용 XR 솔루션, 메타버스 플랫폼, 스마트 글래스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맥스트는 사업의 무게 중심을 B2C향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두고 있다.
상장 이후 XR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고 맥스트 자체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후 B2B보다 B2C 서비스 플랫폼으로 방향을 굳힌 상황이다.
알체라는 인공지능 영상인식 분야에서 토탈 솔루션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덱스터는 XR콘텐츠 전문 기업 비빔블과 '메타버스 관련 기술 R&D 및 오픈 월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덱스터는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제작, 후반 작업 전반을 책임지는 올인원 종합 콘텐츠사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XR(확장현실) 등 실감 미디어 사업도 집중했다. 특히 언리얼 엔진 및 유니티 프로그램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 제작과 민간 기업 및 정부 용역 사업에 꾸준히 참여했다.
자이언트스텝은 2008년 설립된 VFX(시각적인 특수효과) 스튜디오다. 광고 VFX, 영화 및 드라마 VFX, 리얼타임콘텐츠가 주요 사업 부문이다. 회사는 AI 기반 리얼타임콘텐츠 제작에 강점을 갖고 있다.
자이언트스텝과 LG전자는 지난 2021년 서울 강남구 학동로 소재 A.I-One Studio 2(버추얼 스튜디오)에서 LED 기반의 XR스튜디오 관련 공동 사업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라온텍의 주력 제품인 마이크로디스플레이는 스마트 안경 등 XR기기나 자동차용 홀로그래픽 HUD(Head-up Display) 등에 사용된다.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용 드라이버 IC(집적회로) 역할을 담당하는 실리콘 백플레인(Backplane)을 개발·공급하는 업체다.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XR(확장현실) 관련 업체들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AR 안경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 업체라고 판단한다"면서 "미래 디스플레이는 OLED를 실리콘 위에 증착한 OLEDoS(올레도스·OLED on Silicon)와 LED를 실리콘 위에 모듈화한 LEDoS(레도스·LED on Silicon)로 좁혀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피엔반도체는 레도스 화소를 조정해 다양한 영상을 구현하는 실리콘 백플레인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비전 프로와 같은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보다 편의성이 높은 AR안경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소비전력이 낮고 밝기가 월등히 높은 마이크로 LED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수혜가 전망되고 있다.
기가레인은 2018년 LED용 임프린터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장비의 고도화 및 자동화에 중점을 둬 2021년 풀오토(Full auto) 임프린터의 상용화와 함께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양산 장비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2022년부터는 대면적 전자동화 임프린터 개발을 시작해 현재 12인치급 대면적 전자동 임프린터 상용화에 성공했다.
UV 나노임프린트 공정은 기존의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미세패턴 형성 기술로 저비용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몰드를 이용해 패턴을 전사하고 UV 경화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미세 패턴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조에 최적화돼 있다.
또 2025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XR(AR∙VR) 시장과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의 개화 및 성장에 맞추어 제품 개발과 임프린트 공정 원재료 및 장비를 적시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력 증대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스닥 상장사 중 XR기기 부품 관련 기업들로는 OLED증착 전문 기업인 선익시스템, FPCB(연성회로기판) 제조 업체 뉴프렉스, 카메라 모듈 부품 업체인 나무가와 덕우전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삼성전자, LG이노텍 등 국내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XR시장 확대에 따른 간접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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