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종가보다 1.9% 오른 12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의 시간외 거래량은 13만645주이다.
이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자산총액 106조원에 달하는 정유·석유화학·윤활유·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28~29일 그룹 경영진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두 회사의 합병 계획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이어 두 회사는 다음 달 중순 각각 이사회와 임시주총을 소집해 합병을 결의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조회 공시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합병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라며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합병 결정은 배터리 사업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의 자금 확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가 36.22% 지분을 가진 대주주다. 특수관계인과 자사주, 우리사주 지분까지 합하면 38% 안팎이다.
SK E&S는 SK㈜ 지분율이 90%다. 지배 구조상 경영전략회의만 통과되면 합병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현금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합병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가 벌어지며 실적 회복이 늦어지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해졌다.
최근 3년간 쏟아부은 투자비만 20조원에 달하고, 올해 설비 투자금만 7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기업가치를 높게 받기 위해서는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알짜 회사인 SK E&S를 합병시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SK E&S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317억원이다.
SK는 또 219개에 달하는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무분별한 중복투자·사업으로 비효율이 발생하는 만큼, 과감한 통폐합을 진행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핵심 분야 투자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SK는 지난해보다 21개 늘어난 219개 계열사를 보유하며 두 번째로 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카카오(128개)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63개), 현대차(70개), LG(60개) 등과 비교해도 약 3배에 달한다.
김준형 빅데이터뉴스 기자 kjh@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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