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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철의 펀치펀치] 공무원 사냥터가 된 한 공공기관

기사입력 : 2022-12-08 1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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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철 위원
공무원들의 놀이터가 된 공공기관이 있다. 어쩌면 놀이터라는 표현은 약하다. 사냥터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한 공공기관 내부비리가 많다. 내부 감사에서도 걸러질 수 있는데 모두 같은 편이어서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이 기관을 관할하는 정부부처의 감사에서도 파악이 된다. 하지만 비리나 불법적인 사안을 발견해도 징계 시늉만 낸다. 주무부처와 공공기관간 짬짜미다.

이제 이 공공기관은 정부부처의 밥이 된다.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 있기에 세종시에서 서울로 출장 나온 부처 공무원에게는 휴식처다. 이에만 그쳤다면 애교라 하겠다. 기관의 돈으로 밥 먹고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의 것들이 많았다. 또 이 기관의 여러 결정에 그 어떤 것이든 관여한다.

해당 공공기관의 내부비리를 보자.

노조위원장 출신 한 사람은 대행 용역업체를 통해 금품을 불법적으로 받는다. 개인용 학습사이트 비용 수백만 원을 대납시킨다. 유가 상품권 수천만 원을 임의로 유용한다. 그뿐이 아니다. 기프트콘 수백만원도 증빙 없이 임의로 쓴다. 대행업체는 비자금 창구나 다름없다.

실장급인 한 사람은 지인을 채용하기 위해 비리를 저지른다. 1차 면접전형에서 탈락하여 2차 면접 대상자가 될 수 없는 사람을 임의로 추가한다. 추가된 사람이 실장의 지인인 것은 당연하다. 결국 최종 합격자가 되었다.

또 다른 실장은 정부예산을 개인 활동에 사용한다. 학회활동비, 논문게재비 등 700여만 원이다. 내부의 감사부는 해당 인물에게 문제의 소지가 있으면 그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때 기관장은 뭐 하고 있을까. 부처 고위직 출신인 기관장은 못 본 척한다. 자리보전을 위해서다.

이 정도면 주무 부처의 감사에 걸리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적발되었다. 하지만 공금유용 사실을 적발하고도 단순한 ‘주의’ 처분이다. 정부예산을 개인 활동에 쓴 실장은 여비 과다지급의 건으로 감사를 받았다. 이 또한 ‘주의’ 처분에 그친다. 부처 감사는 대충 이렇게 마무리 된다. 나아가 정부부처는 종합감사 중인데도 짬짜미한 인물들에게 정보까지 제공해준다. 본인들의 치부를 부처에 알린 공공기관 내부 사람을 치기 위함이다. 내부고발자를 쫒아 내라는 지시와 같다. 그 일은 실제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런 공공기관이 어딜까. 정부부처는 어딜까.

한국과학창의재단(창의재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산하기관이다. 과학창의재단은 과학기술 문화 창달을 위해 설립되었다. 창의적 인재육성 체계를 만드는 것도 설립 취지다. 올해 창의재단 예산은 무려 3000억 원에 달한다. 예산 중 일부는 로또와 연금복권의 수익금에서 들어온다.

창의재단에서 하는 일은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하지만 개개 사업에 비해 재단 자체의 인지도는 좀 떨어진다. 일반인에게 알려진 사업 중 하나는 국제과학 올림피아드에 파견할 과학영재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초중고의 수학·과학 교과서도 창의재단의 손을 거친다.

창의재단은 과학과 교육 영역에서 나름 역할과 영향력이 크다. 낮은 인지도 탓인지 내부 정화역량은 매우 약하다. 이를 이용해서 과기부 일부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사냥터로 삼았다. 술값, 밥값을 내주는 봉으로 봤다. 내부 사업들까지 관여한 흔적들도 있다. 과기부의 창의재단에 대한 감사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자신들의 사냥터 보존을 위해서다.

세상엔 비밀이 없다. 감사원이 나섰다. 지난 9월부터 감사가 시작되었다. 감사 강도가 쎄고 연장되고 있다. 11월 28일부터 12월 9일까지 보름간 실지 감사가 연장되었다. 4번째 연장이다. 재단이 초토화 되겠다는 내부 우려도 있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초토화될 필요가 있다. 창의재단이 과기부의 사냥터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창의재단이 제대로 운영되게 하기 위해서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기대한다. (문인철/빅데이터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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