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美 크레이튼 16억 달러에 인수…"글로벌 석유화학회사 도약"

미국, 유럽 SBC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인수…단숨에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기업으로 도약

심준보 기자

2021-09-28 08:30:07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社 SBC 생산 공장 모습. / 사진 = DL케미칼 제공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社 SBC 생산 공장 모습. / 사진 = DL케미칼 제공
[빅데이터뉴스 심준보 기자]
DL케미칼이 미국의 일류 석유화학회사를 인수, 글로벌 바이오케미칼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한다.

DL케미칼은 신성장 사업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DL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DL케미칼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의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Kraton)의 지분 100%를 주당 46달러 50센트, 총액 16억 달러(약 1조 8,8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의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5억 6,300만 달러,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2억 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크레이튼 폴리머 사업의 주력제품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 유명하다.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톤으로 바이오 디젤 같은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사업 본격화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제조 및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에 성공하였다. 이를 통해서 전통적인 석유화학기업에서 고부가가치 스페셜티(Specialty) 및 바이오 케미칼 시장의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또한, 스페셜티 합성고무 및 점접착제 시장 진출이라는 중기 전략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다.

▣ 800여개의 특허 흡수해 핵심 소재 국산화 나서

특히 DL케미칼이 주목한 것은 800여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크레이튼의 독보적인 기술력이다.

이 회사는 지난 1965년 세계 최초로 SBC 상업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서 1972년 SBC에 수소를 첨가하여 내열성 및 내화학성이 우수한 수소첨가 SBC(HSBC)를 최초로 개발하며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크레이튼이 생산하는 SBC는 높은 품질로 합성고무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의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석유화학 신소재 분야는 소수의 선진국들이 주도하여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 ESG 경영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혁신제품 개발에 집중

DL케미칼은 혁신제품의 조기 상업화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크레이튼은 R&D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높여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제품 개발도 성공했다.

재질이 다른 재활용 플라스틱의 혼합을 용이하게 하고, 재활용 제품의 단점인 물성 및 가공성도 개선한 제품인 서큘러(CirKular)를 출시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PET, HDPE 등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을 별도의 분류작업 없이 한꺼번에 재활용 작업이 가능하다

DL케미칼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한 인수금융으로 필요자금을 조달 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모든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L케미칼 김상우 부회장은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혁신 제품들을 조기에 상업화하는 한편, DL케미칼의 공정운영 및 설비관리 역량을 접목하여 크레이튼의 수익성을 한 단계 향상 시킬 것” 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인수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소수의 기술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DL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D타워
DL케미칼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D타워


심준보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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