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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누굴 찍을까? 4400만 유권자의 시간이 도래했다

기사입력 : 2021-08-09 09: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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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경 교수
[빅데이터뉴스 김수아 기자]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일찌감치 6명의 대선 후보자가 확정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2위 후보 간 공방전이 뜨겁다. 마침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메타버스 경선 방식을 도입한 터라 각 후보 캠프도 준(準)전시상황에 돌입했다. 하지만 후보 6명 전원 모두 내로라하는 당내 인사인지라 각기 대오를 정렬하여 성실히 룰 플레이에 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외부에서 갓 입당한 정치 초년생 두 명을 포함하여 13명의 예비 후보가 깃발을 든 야당의 경우는 마지막 승객을 태우기 위해 경선버스를 정류소에 대기시킨 채 출발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 영입된 후보들은 가히 백가쟁명 시대라 할 만큼 저마다 호기롭게 입방아를 찧어대면서 좌충우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부산을 떨고, 이를 보는 당 출신 후보들은 짐짓 관망하는 척하면서 실수한 손님 꾸짖고 달래주는 주인 노릇에 재미를 붙인 듯이 보인다.

◇ 2022년 3월 9일은 4400만 유권자의 날

지금부터 정확히 7개월 후인 2022년 3월 9일 우리 4400만 유권자들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이날의 선택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와 우리 자신의 앞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일부러 각 당 후보자 토론회를 챙겨보기도 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후보 기사를 찾아보기도 하며, TV 뉴스나 종편 정치논객들의 논평에 귀를 기울이고, 집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를 꼼꼼히 비교해 보면서 마침내 우리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까지 끊임없이 ‘누굴 찍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이다.

내년 대선에서 누굴 찍어야 할까? 이제 우리는 장장 7개월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이 질문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물론 지금 마음을 정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혹시 이미 마음을 정했다손 치더라도 선거 당일 같은 인물을 찍을 확률은 지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후보들의 운수(運數)만큼이나 유권자들의 마음도 쉬지 않고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210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내가 누굴 찍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게 신중한 대답일 것이다.

◇ 정세균·유승민의 낮은 지지율은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

한 기자가 ‘보수주의적 자유주의자’로 불리며 김종인 박사 못지않게 여야를 초월하여 묵직한 정치논평을 하는 덕분에 국회의원 시절보다 더 유명해진 이상돈 교수에게 누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물었다.

이 교수는 “현재로선 누구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후 다음과 같은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대통령감으로 민주당에서는 정세균 전 총리 국민의힘은 유승민 전 의원을 꼽고 싶다. 공부를 많이 했고 의회도 거쳤으며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 다만 지지율이 낮다. 그건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이다.”(7월 26일자 ‘이데일리’ 참조)

잘 알려진 대로 영국에서 총리직에 오른 의원들은 평균 25년의 의정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의정활동이 곧 정치경력이다. 국회의원이 부처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는, 즉 입법부와 행정부의 긴밀한 인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우리나라 역시 의정활동은 곧 정치경력이다. 지금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 2명은 정치경력 제로 상태로, 그것도 불과 몇 달 전까지 문재인 정부에서 복무했던 최고위 관료가 극우 포퓰리즘에 편승하여 이적(移籍)행위를 감행하고 정치 자산화했다.

역설적이게도 이건 ‘상식과 공정’의 명확한 증발 사태이다. 더 화가 치미는 점은 이런 몰상식과 불공정이 바로 우리 4400만 유권자를 ‘졸’로 보는 대(對)국민 우롱 행위라는 사실과 2021년 한국정치의 현주소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자의 몽매(蒙昧)에서 비롯된 소극(笑劇)이라는 사실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껄껄 혀를 찰 것 같지 않은가. 오늘 윤석열과 최재형 같은 희대의 ‘정치꾼’이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권 후보로 나선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의 수치이다.

◇ 앙겔라 메르켈과 버락 오바마의 성공 비결

내친김에 외국 정치인의 수준과 품격이 어떤 것인지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우리 시대의 가장 신뢰받는 정치인으로 지난 16년간 독일을 이끈 메르켈 총리의 경우는 특유의 솔직담백한 어법과 실사구시의 가치를 추구한 실용적 정치지도자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달 그가 영원히 정치무대를 떠난다고 하자 독일 국민은 물론 전 유럽인과 세계인이 이구동성으로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각별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한 인기 비결이 무엇일까.

우리는 메르켈이 2019년 미국 하버드대 명예법학박사 수여식 때 한 강연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그는 거기서 자신이 총리직을 수행하는 동안 “총리로서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옳기 때문에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단지 가능하기 때문에 하고 있는지를 종종 자문(自問)했다”고 했다. 이 고백은 메르켈이 국가의 공복(公僕)으로서 늘 공사(公私)의 문제를 성찰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 메르켈의 질문은 우리 대선 후보들이 적어도 한 번쯤은 스스로에게 던져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나는 왜 대선에 나서는 것인가?’

다음은 퇴임 후 미국인들로부터 더 크게 사랑받고 있는 버락 오바마 44대 미국대통령의 경험담이다. 지난 8월 6일 작년 11월 ‘약속의 땅’이라는 회고록을 출간해 판매 첫날 단숨에 89만 부를 팔아치울 만큼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버락 오바마가 국내 언론과 화상 인터뷰를 했다.

거기서 그는 자신이 8년간 집권하는 동안 겪은 서브프라임 사태, 오사마 빈 라덴 사살, 극심한 인종갈등 등 숱한 난관들을 무난히 돌파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자신의 진실성과 도덕기준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오바마의 경험담 또한 우리 대선 후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 20대 대선 후보를 나선다는 것의 의미

20대 대선 후보로 나선다는 것의 의미는 향후 5년간 세계 경제 8위의 당당한 G8 국가인 대한민국과 세계에서 가장 민주화된 나라의 자부심 높은 국민 5200만 명과 한반도의 북쪽 땅에 살고 있는 2000만 동포의 운명을 책임지겠다는 엄숙한 대(對)국민 서약이다. 또한 코로나19,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세계적 빈곤과 난민 문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신냉전 문제, 일본과의 역사 해결 문제 등과 같은 지구적·지역적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찾는 일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국제사회에 대한 암묵적 약속이기도 하다.

다시 국내 이슈로 시각을 좁혀보자. 이상돈 교수는 20대 대선의 3가지 시대정신으로 ‘경제 양극화의 해소’, ‘청년 일자리 확충’, ‘공정과 정의 확립’ 등을 꼽았다. 현안이 어디 그뿐인가. 아직 결말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병 관리, 여전히 잡힐 줄 모르는 집값과 전셋값 해결, 남북한 정치와 경제 협력, 그리고 무엇보다 제4차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제구조의 혁신과 성장동력 창출 등이 시급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경제를 알고 정치를 아는 정세균과 유승민이 최고의 대통령감이라는 생각이 옳다. 장차 우리 4400만 유권자의 마음은 어디로 움직여 갈까.<서유경 교수 / 경희사이버대학교>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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