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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순 칼럼] 이심송심?…‘검증단 설치’ 망설이는 이유 뭘까

기사입력 : 2021-08-08 18: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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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순 언론학박사. 현) 한국사회공헌포럼 회장/ 전)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전에 없이 높은 관심 속에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선 후보 검증 설치’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 되고 있다. 이러다가 검증문제가 민주당 경선판의 뇌관이 되는 것 아닌지, 우려를 살 정도로 선거 정국을 후끈 달구고 있다. 심지어 '이심송심'(李心宋心) 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논란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여당의 선두주자인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추가 의혹 관련, 경선 후보들의 검증기구 설치 요구에 민주당 지도부가 경선 도중 게임 룰을 바꿔서는 안 된다는 설득력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증단 설치와 관련된 여당 지도부의 태도는 논란을 넘어 편파 시비까지 불거지고 있다. 당 대표가 또다시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이 속출되고 있다. 여당 지도부는 공정성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정치 논객들의 논평까지 가세, 비아냥이 섞인 비판들이 연일 전파를 타고 있어 TV 켜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다.

문득 유력 대권 후보의 음주운전 재범 전과 의혹을 계기로 불거진 검증단 설치 문제가 일파만파 확전되는 양태를 접하면서 의문이 생겼다. 국민의 안위를 책임질 의무와 전혀 상관없는 연예인의 경우라도 음주운전이 발각되면 일단 무조건 활동을 접어야 한다. 설사 과거의 음주운전 행적이라도 일단 불거져 이슈화되면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출연 정지를 당하기 전에 자진해서 공적 활동을 접는 이유도 비난과 제약을 받는 대신에 자숙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사회적 용서와 이해를 구하는 방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비단 연예인뿐 아니라 어느 정도 사회 활동을 하는 공인의 음주운전 전력이 이슈화 될 경우, 혹독한 사회적 비난을 피할 수 없어 활동에 많은 제약을 각오해야 한다. 각자의 저명성이나 위치에 따라 기간 차이가 있겠지만, 공인의 음주운전은 절대적인 ‘자숙기간’을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인식은 우리 사회의 불문율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물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은 연예인이나 일반적인 공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중한 사회적 문제이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가장 높은 관심 속에 치르는 여당의 대통령 본선 후보를 결정 짓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지지율 1위 후보의 과거 음주운전 재범 의혹이 시사하는 사회적 의미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무게가 워낙 큰 사안인 만큼 ‘후보 검증단 설치’ 문제는 여당 내의 정치적 논리나 유불리 셈법이 작용하는 당내 문제로는 해법을 찾으면 안 된다. 그 어떤 사안보다 국민이 납득 할 수준의 공정하고 투명하게 다뤄야 하는데 과연 이 문제를 여당 지도부가 어떻게 매듭지을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경선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유권자인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라도 후보들의 모든 이력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유권자는, 음주운전 논란과 관련된 해당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고 혹은 다른 후보 누구든 선택할 수 있는데, 선택 전에 후보에 대한 정보를 제공 받을 권리가 있다. 후보에 대한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에 속한다. 혹독한 검증 절차 없이 후보든 유권자든 양자가 납득하고 신뢰할 수준의 정보가 그냥 쉽게 나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정세균 후보의 “경선은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지나가는 프로세스가 아니다”라는 말이 경선판에 회자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경선 과정의 존재 이유는 높은 수준의 검증 없이는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를 온전하게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경선이라는 국민적 관심 사안인 국가 최고의 경기에서 선수로 뛸 당사자들 간에 ‘후보 검증단 설치’ 논의는 TV토론회라는 공개 석상에서 전원 합의된 사안이다.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가 ‘후보 검증단 설치’ 문제를 실행하지 않을 경우, 후 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이 경선 후보를 선택해햐 하는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검증단 설치 불가’ 논리로 “소송 진행 중에 소송 요건을 심사하자는 것과 비슷하다”며 도저히 납득 안되는 이유를 대는 송 대표의 옹색한 논리가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실제로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항의와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전라도와 충청지역에서 10%대 넘는 지지율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정세균 후보는, 설치 반대를 밝힌 송대표를 향해 “세간에 떠도는 ‘이심송심’을 스스로 입증하는 일”이라며 “납득할 만한 사유 없이 계속해서 클린 검증단 설치를 훼방하고 거부한다면 이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당과 송 대표에게 있음을 경고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 역시 ‘이심송심’ 논란에 대해 “다수 당원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오해나 의심을 받지 않는 것이 향후를 위해 좋을 것이라고 지도부에 말하고 싶다”며 “캠프 차원의 공방으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후보 검증단 설치’와 관련해 일파만파 커지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길은 ‘후보 검증단 설치’가 답이다. 송대표는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재판에 비유하며 반대 논리를 폈는데, 본인이 정말로 유능하고 공정한 재판관으로 평가받고 싶다면 ‘후보 검증단 설치’로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특정 후보의 범죄 이력을 당내 문제로 국한 시키지 말고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릴 의무가 있는 것이다. 공당 대표로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면 후보 당사자들의 ‘후보 검증단 설치’ 요구를 수렴해야 한다. 당내 경선 후보들에 대한 투명하고 공정한 책임과 의무 수행을 기대한다. <김정순 (언론학박사) 현) 한국사회공헌포럼 회장/ 전)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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