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동의 안전한 삶, 부모 책임만은 아니다.

기사입력 : 2020-06-26 1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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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권익특별위원회 위원
얼마전 9살, 11살 아이들의 ‘아동학대’ 뉴스가 계속 됐었다.

기억에서 잊히기도 전에 터져 나오는 아동학대 뉴스는 매번 보면서도 안타깝고 놀랍다. 학대 내용들은 사건마다 충격적이다.

이들 사건은 코로나19로 인해 학대 피해아동들이 더 많은 폭력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등교를 통한 학대증상 확인이 어렵고, 전문기관들의 가정 방문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아동 외에도 어디선가 학대 받고 있을 아이들을 위해 관련부처의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창녕과 천안 아동학대 사건은 그 동안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된 아동학대에 대한 정책적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19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집계에 의하면 아동학대 가해자의 82.1%가 친부모이고, 학대발생장소의 86.1%가 ‘집 안’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를 받은 아이들 중 82%는 다시 학대 받았던 집으로 돌아갔다. 그 이유는 아동복지법 제4조 ‘원가정보호원칙’ 때문이다.

‘원가정보호원칙’에 의해 학대피해 아동들은 원가정으로 복귀하게 되어 있지만, 가정으로 복귀 후 사후 관리 미흡으로 인해 더 강한 아동학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2019년 찬물이 담긴 욕조에 한 시간 동안 담겨 있다가 사망한 여주시의 9살 아동, 자택에서 손발이 묶인 채 의붓아버지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인천시 7살 아동 등 모두 아동보호기관에 있다 다시 원가정 복귀를 한 아이들이다. 이번에 발생한 창녕의 피해 아동 역시 가정위탁보호를 받다 부모에게로 복귀했다.

‘원가정’으로 학대 아동이 되돌아 갈 때는 가해 부모에게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리를 계속 받는다는 조건을 인지시키고 아동과 함께 귀가 시킨다. 그러나 귀가 후, 전문기관의 사후관리를 거부한다고 해도 현재 아동복지법으로는 제재 할 수 없다.

피해 아동이 학대받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가정을 방문해도 부모가 거부하면 피해아동을 볼 수 없다. 아동복지전문기관은 어떤 조치도 취 할 수 없다. 아동복지법의 한계인 것이다.

현재 상태로는 ‘원가정 복귀’에 대한 판단을 정확히 할 수 있도록 담당자의 전문성을 강화해야하고, ‘원가정 복귀’결정의 심의체계구성원 역시 숙련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나아가서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아동복지법상 집행기관의 권한을 강화하고,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민법 제915조 징계권’의 문제이다. 현 민법상 징계권은 ‘친권자가 그 자녀를 보호. 교양하기 위해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민법상 징계권 조항은 오래전부터 법적으로 체벌을 허용한 것으로 인식되어 ‘체벌은 폭력인지 교육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이렇다 보니 아동학대 가해자인 부모는 교육목적으로 체벌을 했다고 학대의 이유를 설명하곤 했다.

천안의 9살 아동의 학대 이유 역시 "게임기를 고장 내고서도 고장 내지 않았다고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 훈육의 목적으로 가방에 가뒀다"고 언급됐다. 이처럼 매번 아동학대 가해자들은 징계권을 염두에 두고 언급해 왔다.

다행히도 민법의 징계권 중 체벌금지를 명문화하는 법 개정 작업이 시작 되어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학대 가해자인 부모들의 잘못된 가치관이다. 가해자들은 하나 같이 “내 자식인데 왜 간섭하느냐”라고 말한다. 피해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자신들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녀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그릇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해자들을 방치하고 아동폭력을 남의 집 일처럼 관망하며 지나칠 때, 우리 옆집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괴로움을 외면 할 때, 앞으로도 우리는 원치 않는 아동폭력. 사망 사건을 매일 접하게 될 것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9조 '학대로부터의 보호' 부모나 보호자가 아동에게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가하거나 아동을 학대. 방치. 착취하고 유기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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