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산책] 호주,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현황과 대학의 학생 지원 정책

2020-06-01 10:30:00

편지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편지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여파로 온라인 수업과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이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들 또한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이들의 일상이 변화한 상황에서 금전적 문제 뿐 아니라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까지 약 7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호주에서는 현재 5월 30일 기준 1.4%의 낮은 사망률을 유지하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기존에 매우 강경히 실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완화하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어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호주 맥쿼리대학 및 기숙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생 지원 정책에 대해 전해보고자 한다.

시드니는 호주 내에서도 가장 강경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해왔던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주의 정책에 따라 대부분의 시설이 폐쇄되곤 했다. 호주의 상황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하에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시드니 내 대부분의 상점은 영업을 재개하였다.

텅텅 비었던 대형 쇼핑센터인 ‘맥쿼리 센터 (Macquarie Centre)’ 또한 활기를 되찾았다. 필수적이지 않은 외출을 금지했던 과거에는 경찰들의 단속을 신경쓰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대형마트를 포함한 모든 시설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본 수칙인 1.5m의 간격 유지를 시행하고 있다.

식당 및 카페 또한 운영을 재개하였다. 기존에는 식당이 운영하더라도 포장 및 배달만 가능했다면, 현재는 식당 내에서도 식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로 인한 큰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유지하기 위해 한 식당 내에 10명 이상의 손님이 머물 수 없게 하고 있어, 많은 식당 문 앞에는 현재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의 수를 적어두는 게시판이 생기기도 했다.

대학 내의 시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본 수칙 안에서 부분적 운영을 재개하였다. 맥쿼리 대학교에서는 시험기간을 맞은 학생들을 위해 도서관의 일정 구역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하였으며, 헬스장 또한 제한된 시간인 평일 아침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차츰 일상의 모습을 회복하며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호주 맥쿼리 대학은 다음 학기까지 실험 및 실습이 필수적인 최소한의 수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 온라인화를 결정하였으며, 교환학생 선발 또한 2020년 1학기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대학 내에서는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지원방식이 제공되고 있다.

한국의 일부 대학에서는 대면시험을 강행해 논란이 되기도 한 반면, 맥쿼리대학은 기말고사 역시 온라인으로 제한 시간 안에 문제를 풀도록 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시험이 온라인인 만큼 학생들에게 원하는 시간을 고를 수 있도록 두 가지 이상의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정이 있을 경우 미리 문의하면 대안시험을 치룰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학교 차원의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지원 정책도 눈에 띈다. 현재 재학중인 학생을 대상으로 주마다 부담하고 있는 숙박비용, 현재 소득의 유무, 정부지원 유무 등을 파악한 후 다섯 가지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모든 신청은 학교 온라인 사이트에서 무료로 가능하다.

이러한 지원은 학생의 선택을 바탕으로 대학의 심의를 거쳐 지금되며, 다섯 가지 안에서 중복 지원도 가능하다. 첫 번째 지원 정책은 당장 생계가 어려운 학생을 위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250달러 (한화 약 20만원) 상당의 ‘온라인 바우처’ 지급으로, 긴급 재난 지원금과 비슷하다. 두 번째는 이미 이번 학기의 등록금을 낸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의 25%를 환불해주는 것이다. 이는 대략 2000달러로, 약 165만원 상당이다.

세 번째 지원방식은 학비를 9월 말까지 연기하는 것으로, 이는 미리 등록금을 내지 않고 부분적으로 내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학생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전액 혹은 일부를 연기할 수 있다. 네 번째 지원은 ‘코로나바이러스 금전적 지원’으로, 당장 남은 기간동안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학업의 지속을 도와주기 위한 목적이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인터넷 연결, 장비 구매 등을 포함한 학업적 목적뿐 아니라 당장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경우에 필요한 금액까지도 신청하면 2000달러 (한화 약 165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을 위한 2000달러 한도 내의 대출도 가능하다. 이는 11월 4일 이전까지 갚지 않아도 되며, 당장 긴급한 돈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제도로 보인다.

지원 절차가 매우 간편하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학생에게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는 점과 빠르게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학생들이 이 지원정책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맥쿼리 대학교 내의 외국인 학생 4천명이 포함된 SNS 그룹에서는 ‘맥쿼리 대학에 감사하다’며 2000달러 상당의 지원을 받은 학생들의 게시물과 댓글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대학의 등록금 및 대학 차원의 지원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맥쿼리 대학의 이러한 지원정책은 한국 대학의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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