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친환경시대서 필(必)환경시대로"…재계 환경프로그램 다양해졌다

김수아 기자

2019-07-30 08:06:49

[빅데이터뉴스 김수아 기자]
지구 온난화 가속화로 이젠 재계에서도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은 환경을 생각하고 배려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 아래 친(親)환경 활동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에 경각심을 줄 수 있고 선택이 아닌 필수로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필(必)환경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그에 따라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브랜드 특징과 맞고 소비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 관련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재계 필환경 노력을 조명해본다.

◆일상 속에서 친환경 활동 프로그램으로 자발적 동참 유도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비오는 날 지하철 또는 건물에 들어갈 때 쉽게 볼 수 있었던 비닐 우산 커버에 집중했다. 네파는 방수 원단의 자투리를 활용해 재사용이 가능한 업사이클링 우산 커버를 제작해 이를 기존의 비닐 우산 커버 대용으로 사용하는 ‘레인트리 캠페인’을 작년 처음으로 전개했다.

왼쪽부터 네파 레인트리 캠페인, 웅진코웨이(위), 칼스버그(아래), 스타벅스 순
왼쪽부터 네파 레인트리 캠페인, 웅진코웨이(위), 칼스버그(아래), 스타벅스 순

우산 사용이 가장 많은 장마 시즌에 맞춰 기업 및 공공기관이 먼저 비닐, 플라스틱 등 환경에 유해한 물질의 사용을 줄여 나가자는 전 세계적인 움직임에 공감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고자 기획된 캠페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 장마 시즌에 맞춰 캠페인 시즌 2를 개시했고, 작년 대비 네파의 업사이클링 활동에 공감하는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네파 이선효 대표는 “레인트리 캠페인은 필환경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들과 단체들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그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 보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캠페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4일부터 3개월간 진행하는 친환경 사회 공헌 캠페인 ‘2019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을 개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아이오닉 롱기스트 런은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달리며 미세먼지 절감에 동참하는 프로그램으로 깨끗한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올해는 일상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활동을 실천하고 인증하는 에코러너 무브먼트 챌린지를 함께 실시해, 참가자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대중교통 또는 친환경차 이용, 텀블러 이용 등 삶 속에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활동을 한 후 전용 앱에 사진을 업로드해 참가를 인증하면 경품 응모가 가능한 에코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웅진코웨이는 물을 주제로 한 문화 활동을 통해 깨끗한 물의 소중함을 알리는 물 문화 축제 ‘제 3회 그랑블루 페스티벌’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 웅진코웨이는 물 환경보호를 위한 일회용품 줄이기 인식 확산을 목표로 참여형 프로그램을 구성해 의미를 더했다. 웅진코웨이 임직원이 기증한 물병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반납할 수 있는 리보틀 캠페인 부스를 운영해 개인 물병이 없어도 손쉽게 친환경 실천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강남점에서 ‘신세계 에코마켓’을 시작으로 3주간 전점에서 대대적인 친환경 테마 행사를 선보였으며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부와 함께 '친환경 교통 이용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 도입 친환경 배송 아이템 '날개박스' /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그룹
현대홈쇼핑 도입 친환경 배송 아이템 '날개박스' /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그룹

홈플러스는 최근 대형마트 최초로 비닐쇼핑백 대신 사용하던 일회용 종이쇼핑백까지 없애고 장바구니 대여를 시작했다.

◆쓰레기 감소위한 재활용 넘어 제작 단계에서부터 소재 변화로 환경 보호 앞장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과 함께 아예 제품 구매 시 사용 이후의 재활용 가능성을 미리 생각하면서 구입하는 프리사이클링(precylcing) 또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쓰레기를 사전에 줄인다는 의미의 프리사이클링은 상품을 구매할 때부터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일회용품의 사용이나 포장을 거부하는 것을 말한다. 몇몇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이러한 고민과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포장 소재 등을 친환경적으로 변경해 제공하고 있다.

GS샵은 친환경 택배 박스인 조립형 박스를 본격 도입한다고 밝혔다.

조립형 박스는 비닐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도 상품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는 친환경 박스다. 기존 사과박스형의 택배박스는 폴리염화비닐이 주 성분인 비닐 테이프를 사용해 환경을 해칠 뿐 아니라 포장 할때와 개봉할 때 모두 번거로움이 컸다. 조립형 박스는 택배 상자의 양 날개 부분을 접어서 넣기만 하면 되는 형태이다.

또한 GS샵은 포장 마감용으로 사용하는 비닐테이프 대신 100% 전분 접착제가 사용된 종이 스티커를 대체 사용하기로 함으로써 조립형 박스를 통해 택배를 받으면 바로 재활용으로 분리배출 할 수 있다. GS샵은 앞서 아이스팩 대신 꽁꽁 얼린 생수를 냉매로 활용한 친환경 배송을 시작하는 등 다양한 친환경 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에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6월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종이 재질 스타벅스 카드를 선보였다.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 재활용 가능한 종이 재질로 특별히 제작된 카드이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일회용품 줄이기 대책을 포함한 전사적인 친환경 캠페인 실행 계획을 발표한 뒤 플라스틱과 비닐 포장재를 감축하는 친환경 경영을 하고 있다. 프리미엄 바나나 상품 포장재를 옥수수 전분당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100% 자연분해가되는 친환경 포장재인 PLA 소재로 변경해 출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29일 국내 주류 전문 기업 골든블루를 통해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새로운 칼스버그 대니쉬 필스너는 친환경적인 요소가 추가돼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기업 철학을 담고 있다.

좋은 맥주뿐만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해 병 라벨에는 친환경 잉크를 사용했으며,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멀티팩 패키지(스냅팩)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1,200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말부터 가구 배송 시 스티로폼 대신 100% 재생 종이로 만든 허니콤을 완충재로 사용하고 있다. 허니콤은 재생 종이를 벌집 구조로 만들어 쉽게 구겨지지 않도록 제작된 완충재다.

현대리바트는 모서리 보호를 위해 쓰는 플라스틱 사용량도 현재의 20% 수준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100% 재생 종이로 만든 배송 패키지를 개발해 배송으로 인해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을 아예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롯데그룹도 친환경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사탕수수를 가공해 만든 친환경 비닐 포장재를 2분기부터 사용 중이며 롯데백화점은 재활용할 수 있거나 자연 분해되는 선물 포장재만을 사용하고 있다.

NS홈쇼핑은 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테이프가 필요 없는 택배박스인 ‘날개박스’를 도입, 적용하기 시작했다.

◆차량 교체 등 적극적 투자도 눈길

오비맥주는 오는 2025년까지 맥주 운반 차량의 30% 이상을 친환경 차량으로 바꾸는 등 '친환경 물류'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1t 전기 트럭 ‘칼마토EV’를 한 달간 시범 운행하고, 물류 현장에 투입 대수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며 재생 가능한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포장재 재활용을 확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5년까지 2017년 대비 25%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과 플라스틱 공병의 체계적인 재활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 환경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향후 3년간 해마다 플라스틱 빈병 최소 100t을 재활용하고, 재활용 빈병 중 아모레퍼시픽의 제품과 집기에 적용하는 비율을 1년 차 10%, 2년 차 20%, 3년 차 30%로 높여, 2025년까지 빈병 재활용 100%, 제품과 집기 적용 비율 5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플라스틱 이슈는 기업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하는 공동의 사회적 문제"라며 "아모레퍼시픽은 수거한 공병의 재활용뿐 아니라 친환경 소재 개발 등으로 ‘NO 플라스틱’ 시대를 앞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수아 빅데이터뉴스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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