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일순 홈플러스 대표 ‘장문의 자필 손 편지’ 사내게시판 게시 '화제'

2019-06-17 08:35:04

임일수 홈플러스 사장 손편지 전문 / 자료 제공 = 홈플러스
임일수 홈플러스 사장 손편지 전문 / 자료 제공 = 홈플러스
[빅데이터뉴스 김수아 기자]
“저는 이 격한 경쟁 속에서도 우리의 노력을 통해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수한 유통역량을 최대한 살려 낼 것이고, 그 누구보다도 지속 가능한, 기존 자원을 효율화한 사업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 일을 달성하기 위해 전 조직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7일 홈플러스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자신이 직접 자필로 작성한 ‘손 편지’를 임직원들에게 공개하며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소중히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임 사장이 약 2만4,000명의 임직원들에게 직접 ‘손 편지’를 작성한 것은 최근 오프라인 유통시장 전반에 퍼져 있는 불황에 대한 업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홈플러스의 현실과 비전을 제시해 직원들을 다독이고 다시 한번 힘을 내기 위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사장은 이날 공개한 A4용지 4장 분량의 ‘손 편지’를 통해 현재의 유통업계 불황에 대한 자신의 평가와 반성,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자칫 불투명해 보일 수 있는 유통업의 미래 등 회사를 둘러싼 여러 상황에 대해 ‘소통’하고, 여러 과제에 대한 성공의 ‘확신’을 심어주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우선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20개월간 점포와 물류 현장, 본사 사무실에서 마주했던 임직원들의 노력에 그저 벅찬 마음이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하다”며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잡기를 기원하며 그 동안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음을 다해 나누어 보려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작금의 상황은 전통 유통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위기”라며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게 됐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지난 7년 대형마트를 압박한 건 유통규제만은 아니다. 가장 정확히 바라봐야 했던 건 바로 변화하고 있었던 고객 그리고 더욱 크게 변화한 경쟁구도였다”며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발아한 결과이며 문제의 핵심은 업태나 정책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과 시장, 경쟁구도에 있었다고 진단했다.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초가성비와 편의를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시장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경쟁자의 수도 급증했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 ▲수많은 온라인 사업자 ▲일본보다 초밀도로 증가한 편의점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지역 대형슈퍼들 ▲지속 출현하는 전문점들 ▲초대형 몰과 아웃렛에서 ▲창고형 할인매장까지 산업간 경계는 사라지고 전통 유통의 울타리는 허물어지며 전방위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임 사장은 지난해부터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해왔던 과제’들이 홈플러스를 ‘차세대 유통의 지평으로 옮겨놓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새로운 비전 실행의 과정에 지치지 말고 모두 함께 참여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미 우리는 홈플러스를 가장 효율적인 ‘옴니채널’의 강자로서 그 모습과 속성을 변화하기 위한 전사 전략과제를 실행해 오고 있다”며 “이는 대한민국 유통의 절대강자인 우리의 역량과 자산을 살리고, 고객의 변화와 요구를 직시하며, 가장 기민한 실행력을 통해 미래 유통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 사장은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랑스러운 우리의 유통 유산과 역량을 최대한 살리되, 우리가 안전하고 편하게 여기던 그 사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진화를 시작했다”며 올해 중점 경영과제를 전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그는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강점을 융합해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홈플러스 스페셜(Homeplus Special)’ 확대 ▲전국 각 점포가 지역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역할까지 수행해 차별화된 배송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모바일 사업‘에 전사적 집중 ▲복합쇼핑몰의 경험을 전국 유통 거점으로 확대시키는 ‘코너스(Corners)’의 업그레이드 ▲신선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쇼핑 편의성을 높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Homeplus Express)’ 가속화 ▲미래 유통사업자의 절대적 신 역량인 ‘데이터 강자’가 되기 위한 결단과 몰입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장 강력한 역량으로 키울 ‘신선혁명’에 집중하는 것 등 총 6가지 경영과제를 제시했다.

임 사장은 이 같은 ‘진화’를 통해 “우수한 유통역량을 최대한 살려 낼 것이고, 그 누구보다도 지속 가능하고 효율화한 사업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며 “이 전사전략을 실행한지 1년여 만에 우리는 경쟁을 앞서는 가시적이며 견고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해 6월부터 기존 대형마트와 창고형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총 16개 매장을 전환 오픈한 홈플러스 스페셜은 오픈일부터 현재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0%에 육박하는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일 정도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목동점, 안산고잔점, 분당오리점 등 기존 창고형할인점 경쟁사(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한 이른바 ‘경합 점포’들이 전년 동기 대비 25% 내외의 높은 신장률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성과로 꼽힌다.

“’자랑스러운 홈플러스’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신뢰와 집념으로 끝까지 할 것이며, 이 여정에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고 그 성공을 끝까지 함께 누려 갑니다.”

끝으로 임 사장은 2017년 10월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취임 당시 다짐했던 비전과 약속의 문구를 상기시키며 “우리 모두는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하나되어 함께 할 때만이 우리가 원하는 바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다시 한번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소중히 바란다”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임일순 사장이 작성한 ‘손 편지’ 전문이다.

친애하는 홈플러스 가족 여러분, 임일순입니다.

2017년 10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참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20개월이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늘 마음으로 함께 해 주셨던 임직원 여러분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여러분의 헌신적 노력 하나하나가 다 기억에 그려져 그저 벅찬 마음이며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오늘은 그간 점포와 물류현장 그리고 본사 사무실에서 마주하였던 여러분에게, 다하지 못하였던 이야기를 글로 써보려 합니다.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기원하며, 그 동안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마음을 다해 나누어 보려 합니다.

최근 언론에 대형마트 산업이 힘들다는 기사가 부쩍 늘었습니다. 꼭 기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우리 사업의 과거와 현재 그 변화된 위상을 너무나 잘 체감하고 있습니다. 22년간 너무나 많은 것들이 변하였으니, 과거와 같지 않은 현실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겠으나, 그럼에도 작금의 상황은 유통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져 과거의 모습 그대로의 전통 유통사업자라면 생존을 위협받는 위기의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에 서있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지난 7년 대형마트를 압박한 건 유통규제만은 아닙니다. 가장 정확히 바라봐야 했던 건 바로 변화하고 있었던 고객 그리고 더욱 크게 변화한 경쟁구도였습니다.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초가성비와 편의를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경쟁자의 수도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수많은 온라인사업자, 일본보다 초밀도로 증가한 편의점,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지역대형슈퍼들, 지속 출현하는 전문점들, 초대형 몰과 아웃렛에서 창고형 할인매장까지. 산업간 경계는 사라지고 전통유통의 울타리는 허물어지며 전방위 경쟁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 부침 속에서 홈플러스의 구주주는 사업의 의지를 달리했고, 우리는 회사의 주주가 바뀌는 경험 또한 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주주에 대해 가지는 막연한 염려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와 주주가 걷고 있는 길이 다르지 아니하며, 회사는 주주 변경과 상관없이 영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주주변경보다 더욱 엄중한 현실은 이미 너무도 변한 고객·경쟁·시장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이 모든 어려운 현실에서도 모두가 오늘의 현실 너머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한 마음으로 바라 보기를 희망하면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해 왔던 홈플러스를 차세대 유통의 지평으로 옮겨 놓는 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이미 우리는 조직의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홈플러스를 가장 자원 효율적인 옴니채널의 강자로서 그 모습과 속성을 변화시키기 위한 전사전략과제를 실행해 오고 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유통의 절대강자인 우리의 역량과 자산을 살리고, 고객의 변화와 요구를 철저히 직시하며, 가장 기민한 실행력으로 미래 유통으로 변화 아니 진화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전사전략을 실행한 지 1년여, 우리는 경쟁을 앞서는 가시적이며 견고한 실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 일들은 ▲오프라인 유통 포맷의 합리화, 홈플러스 스페셜(Homeplus Special)을 강화 확대 전개하는 것 ▲우리의 점포망을 물류 자원화하고 배송의 경쟁력을 극대화하여 전국 상권을 선점하는 모바일사업에 전사적으로 집중하는 것 ▲우리의 값진 유통 거점과 자산을 고객 경험의 장으로 살릴 코너스를 질적으로 전개하는 것 ▲신선과 먹거리를 중심으로 변화 전개되고 있는 고객 친화적 익스프레스(Express)의 변모를 가속화 하는 것 ▲유통사업자의 절대적 신역량, 데이터강자가 되기 위한 결단과 집중 그리고 몰입을 놓치지 않는 것 ▲우리가 영구히 차별화 역량으로 지켜낼 신선혁명에 또 다시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유통 유산과 역량을 최대한 살리되, 우리가 안전하고 편하게 여기던 그 사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진화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이 진화를 위해 지난 20개월간 마음과 힘을 모아 이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도전적 사업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낯선 사업장으로 일터를 옮기고….

저는 이 격한 경쟁 속에서도 우리의 노력을 통해 다시 새로운 유통의 강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우수한 유통역량을 최대한 살려 낼 것이고, 그 누구보다도 지속 가능한, 기존 자원을 효율화한, 사업모델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 일을 달성하기 위해 전 조직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광스럽게 여러분의 리더가 되면서 다짐했던 비전과 약속의 문구가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우리는 이 일을 신뢰와 집념으로 끝까지 할 것이며,

그리고 이 여정에 우리는 모두가 함께하고 그 성공을 끝까지 함께 누려갑니다

긴 세월 동고동락했던 회사와 동료와 함께 하는 우리 모두는 공동운명체입니다. 모두가 하나되어 함께 할 때만이 우리가 원하는 바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모두가 마음 깊이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마주 잡기를’ 소중히 바랍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어려움 앞에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그리고 모두가 하나되어 믿음의 손을 잡는 모습을 꿈꿉니다.

더욱 깊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더욱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저와 경영진 앞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그 장에 여러분도 꼭 함께 해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기억할 하나된 열정과 자랑스러운 홈플러스의 성공을 위해 함께 해 주시는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왼쪽)가 홈플러스 인천계산점을 방문해 점포 근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사진 제공 = 홈플러스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왼쪽)가 홈플러스 인천계산점을 방문해 점포 근무 직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사진 제공 =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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