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KIA, 타선 위기에...KBO 포스트 시즌 진출 불투명

박성준 기자

2018-07-23 19:48:53

‘디펜딩 챔피언’ KIA,  타선 위기에...KBO 포스트 시즌 진출 불투명
[박데이터뉴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우승을 장식했던 KIA가 또 다시 위기에 처해 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KIA의 가을야구는 당연한 수순처럼 보였다. ‘20승 듀오’ 양현종-헥터가 건재하고, 김주찬과 FA 계약을 맺었다.

우승을 경험하며 빠르게 성장한 젊은 선수들도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1일 현재 KIA는 91경기에서 43승 48패로 5위 넥센에 1.5경기 차 뒤진 6위에 머물러 있다.

전/후기리그가 폐지된 1989년 이후 전년도 KBO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이듬해 KBO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10차례에 불과하다.

1990년 우승 직후 6위로 1991시즌을 마감한 LG를 시작으로, 최근엔 2009년 우승팀 KIA가 다음 해 5위에 그쳐 문턱에서 좌절했다. 8개 구단 체제였던 당시 4위까지 KBO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었다.

시즌 내내 1위 자리를 지킨 2017시즌 KIA는 상대전적에서 두산(7승 8패 1무)을 제외하고 모두 우위를 점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또 넥센(7승 5패)과 SK(5승 4패), KT(8승 6패)에 앞서있을 뿐, 6개 구단을 상대로는 동률 또는 열세다. 맹렬한 기세는 꺾인 이유는 타선과 마운드 모두 예년만 못하게 부진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KIA 타선은 로저 버나디나를 비롯해 우승 전력이 그대로 남았고, 베테랑 정성훈까지 합류한 효과가 즉각 나타났다고 전했다.

5월까지 팀 타율 1위(0.304)에 득점 1위(319개), 홈런 3위(70개), 출루율 1위(0.368), 장타율 2위(0.476), OPS(출루율+장타율) 1위(0.844) 등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랭크됐다. 안치홍이 타율 0.384와 함께 10홈런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된 6월 이후 그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6~7월 두 달간 팀 타율은 0.281에 불과했고, 경기당 평균 득점도 3~5월 5.91에서 5.24로 하락했다. 팀 OPS 역시 0.844에서 0.780로 곤두박질쳤다.

최형우(0.349, 8홈런)와 김주찬(0.346, 8홈런), 김선빈(0.302)이 제 몫을 해줬다. 나지완도 11홈런으로 팀 내 홈런 1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마운드가 허약한 가운데서도 힘겹게 5할 승률(27승 27패)을 맞출 수 있었다.

6~7월 KIA 타선의 ‘웰뱅톱랭킹’ 점수는 리그 8위에 불과하다. 경기당 ‘웰뱅톱랭킹’ 점수 역시 3~5월 64.7점에서 52.0점으로 떨어졌다. 웰뱅톱랭킹은 상황중요도가 높은 플레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야구 평가시스템. 두 기간을 비교했을 때, KIA보다 하락폭이 더 큰 구단은 KT밖에 없다.

마운드 역시 타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즌 내내 교통정리가 이어지며 몇몇 선수들은 보직이 불분명하다. 최근 흐름은 선발진보다는 불펜진에 힘을 더 실어주는 모양새다.

선발투수로서 아쉬웠던 외국인투수 팻딘은 결국 후반기 시작과 함께 불펜으로 이동해 승리를 챙겼고, 부상에서 복귀한 윤석민도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꿨다.

이 가운데 지난 10년간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마무리투수로서 커리어를 쌓았던 베테랑 임창용은 갑작스레 선발투수로 등장했다.

덕분에 약점으로 지적 받아온 불펜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고 있다. 3~5월 상황중요도 2 이상인 순간 1이 넘는 피OPS를 기록해 위기 관리 능력과 거리가 멀었으나, 최근 두 달 동안 0.708로 그 수치가 낮아졌다.

다만, 그 여파로 선발진이 크게 약해진 게 KIA의 고민거리. 양현종-헥터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는 데다 한승혁과 임기영 역시 등판할 때마다 대량 실점하며 연달아 무너지고 있다.

3~5월 경기당 웰뱅톱랭킹 점수 21.6점을 기록한 선발진은, 그러나 6월 이후 -11.4점에 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많은 점수로 불펜의 약세를 커버해줬던 지난해의 타선을 기대하기 힘든 현재, 선발이 아닌 불펜을 강화하는 게 큰 효과가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웰뱅톱랭킹’의 타자별, 투수별 랭킹 차트 및 선수별 점수 현황은 홈페이지는 물론 KBS N SPORTS 2018 KBO 리그 중계와 ‘아이러브베이스볼’을 통해서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웰뱅톱랭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웰뱅톱랭킹은 KBS N SPORTS, 스포츠투아이㈜, 웰컴저축은행이 공동 개발한 신개념 야구 평가시스템으로 같은 안타나 삼진이라도 상황중요도가 높은 플레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점수 체계다. 또한 승리기여도 점수가 배가 돼 팀 승리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 알 수 있다.

박성준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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