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애플스토어에 열광할 수 밖에 없나

김나래 기자

2018-06-21 18:48:33

ⓒ 애플 공식 홈페이지
ⓒ 애플 공식 홈페이지
[빅데이터뉴스 김나래 기자] 가로수길에는 거리와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면서 매장 내부에 가로수가 심어져 있는 이상한 가게가 있다. 또 물건을 살 때마다 모든 직원들이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요란하게 박수를 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필자를 포함한 소위 '앱등이'들의 성지인 애플 스토어의 풍경이다.

애플 스토어는 단순히 애플 본사가 운영하는 리테일 스토어가 아니다. 애플 스토어는 스티브 잡스 복귀 후, 당시 미국 시장에서 애플 제품이 구매 대상으로 고려되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애플만의 가치가 담긴 또 하나의 '혁신'이다.

애플의 제품 라인업은 혁신, 디자인, 통합된 상품을 기반으로 2001년에 이미 브랜드 정체성이 확립된 상태였다. 하지만 당시 PC 유통 시장은 소비자가 제품을 경험해 볼 기회가 없었으며, 딜러의 일방적인 설득에 의한 판매였기 때문에 그들의 가치를 진정성 있게 전해줄 수 없었다. 이에 소비자들이 직접 애플의 제품을 충분히 경험함으로써 니즈를 발견할 수 있게 고안된 것이 현재의 애플스토어다.

애플스토어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3가지 요소에 집중했다.

첫 번째로,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높아 고객들이 편한 마음으로 들를 수 있는 적절한 입지의 확보다. 애플 제품에 적극적인 동기가 있어서 방문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호기심이 생겨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 전략이다.

두 번째로, 직원 트레이닝의 차별화다. 애플스토어에서 직원은 단순히 물건 판매 및 권유가 목적이 아니다. 직원이 많은 물건을 판다고 해서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수당제도 아니다. 애플 직원 트레이닝의 핵심은 '물건을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추구하는 '고객 문제 해결' 중심이다. 그래서 소비자는 부담감 없이 애플의 제품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니즈를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매장 환경 조성이다. 유저들 심지어 직원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스크린과 좌석이 설치된 시어터나 애플 본사에 준하는 권한을 가진 전문엔지니어 '지니어스'들과 '바'처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니어스 바' 등 애플 스토어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득 차 있다.

반면에 애플을 대신해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업자인 리셀러들은 울상이다.

SK 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애플 리셀러 ‘커니어지’가 시장에서 철수한지 4년만에 또 하나의 애플 리셀러 ‘에이샵’의 법정관리 신청을 4월 19일 서울회생법원 재판부가 기각하면서 청산위기에 처했다. 한국 시장에서 단말기를 별도로 구매하는 '자급제' 비율이 8%에 불과하는 최저의 수치와 기술 발달의 정체로 인해 스마트폰 평균 교체주기가 증가로 인해 애플 리셀러 업체가 점점 몰락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애플스토어는 단순히 '기계'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전파하려고 하는 정치인과 같다. 세가지 요소를 통해 자신만의 신념을 보여준 애플스토어는 2015년 포브스에 따르면 매장 단위면적당 매출액이 4798달러로 미국 1위를 차지하였다. 이런 독보적인 성과는 그들의 신념이 소매업 영업 전략의 새로운 한 획을 그은 애플만의 또다른 '혁신'이라고 불리기에 아깝지 않을 것이다.

김나래 기자 news@thebigdat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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